정부는 북한의 ‘금강산 관광 재개회담’ 제의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하되 북한이 제의한 22일이 아닌 내달 25일 회담을 갖자고 역제의했다. 정부는 20일 저녁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북한에 전달했다.
통일부는 이날 “금강산 관광 문제는 중단된 지 5년이 경과되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함으로써 발전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면서 “조급하게 회담을 개최하기보다는 9월 25일 금강산에서 개최하자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개성공단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이 추진되는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 1시께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내고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제의에 남측이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사업은 연계돼 있으며 분리시켜 보는 것은 옳은 것이라 할 수 없다”며 두 사안을 연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통지문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순수 인도적 문제로 금강산 관광 사업과 연계되어 있지 않다”면서 “개성공단 합의를 계기로 남북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나가면서 신뢰를 쌓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이행해 나가는 한편 고령의 이산가족이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인도적 현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북한이 ‘선(先) 이산상봉 추진 뒤 9월말 금강산 회담 개최’ 제의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23일 이산상봉 실무접촉을 금강산이 아닌 판문점에서 하자는 우리 측 제의에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1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우리 측의 ’23일 적십자 실무접촉’ 제안을 수용하면서도 회담 장소를 ‘금강산’으로 하자고 수정 제의하고 하루 앞선 22일 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한 별도의 회담을 금강산에서 갖자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은 우리 측이 제안한 ‘판문점’에서 그대로 열고, 금강산 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19일 북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