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의 북한민주화운동가 김영환 씨에 대한 고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운동가들 사이에서 중국 현지 북한 인권운동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 관련 활동을 했던 운동가들은 중국 공안당국의 현지 조력자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 때문에 자신들이 겪은 인권침해 사실을 함구했다. 특히 남한 당국의 무관심은 이를 부추겼다. 하지만 김 씨의 고문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의 중국 공안의 인권침해를 적극 알리고 재발방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북한인권 운동의 원로인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데일리NK에 “중국 현지 북한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는 줄곧 들어왔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번 사태로 북한인권운동이 침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에게 고문·가혹행위를 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현지 운동가들에 대한 안전보장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에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도 “이번 사태는 북한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중국의 야만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면서 “정부·NGO·국제기구의 연대 하에 중국의 이러한 야만성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인권 문제는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한국 정부를 비롯, 국제사회가 연대해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와 사과를 이끈다면 향후 중국을 북한인권운동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북한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중국의 인권침해는 한국 정부 당국의 굴욕적인 대중외교와 ‘자국민보호’라는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를 망각한 탓”이라면서 “과거부터 현지 북한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는 꾸준히 있었지만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선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현지에 구금돼 있는 인권운동가와 우리나라에 붙잡혀 있는 중국 범죄자들을 맞교환하는 협의도 이뤄진 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굴욕적인 대중외교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인권문제는 정치적 고려 없이 정부차원에서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인권 단체들은 향후 중국내 북한인권운동 환경의 개선을 위해 유엔 등의 국제기구를 통한 문제제기, 중국의 북한인권운동 탄압 정책에 대한 비판 국제여론 조성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문한다.
김영환 석방대책위원회는 김 씨의 이번 고문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