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켈리 차관보 후임 인선 촉각

정부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임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오는 18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미 상원 인준청문회가 지나면 동아태 담당 차관보 윤곽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집권 2기의 조시 W.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에 쏠렸던 1기 때와는 달리 북핵문제를 주요한 사안으로 다룰 것으로 보여 6자회담 미측 협상팀의 `선장’ 격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내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프랭크 래빈 주(駐) 싱가포르 대사, 토클 패터슨 국무부 남아시아국 부차관보 등이 켈리 차관보의 후임으로 거론돼 왔다.

최근에는 여기에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도 가세한 형국이다.

힐 대사는 외교관으로서는 드물게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도 초대될 수 있을 정도로 친분이 있고, 지난 8월 한국 부임 이후에도 한미관계를 매끈하게 풀어왔다는 점에서 한반도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도 잘 해결하지 않겠느냐는 게 그가 거론되는 배경인 듯 하다.

그러나 힐 대사는 지역문제 전문가로 80년대 한국 근무 때에도 경제를 담당했을 뿐 핵문제는 크게 관여해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한국 대사로 부임한 지가 5개월 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그의 발탁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외교부 내에서는 1기 부시행정부에서 직접적인 상하 관계로 손발을 맞춰온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그린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관계로 볼 때 그린 선임보좌관의 켈리 차관보 후임 설(說)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국무부 진용 인선에 라이스 장관 내정자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 래빈 주 싱가포르 대사는 아시아에 활동 근거지를 둔 은행가로 부시 대통령의 선거자금원 가운데 한사람이라는 점에서, 패터슨 국무부 남아시아국 부차관보는 마이클 그린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전임으로 북핵문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켈리 차관보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외에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에는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3인자인 정무차관에는 온건 성향의 니킬러스 번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대사 또는 에릭 에덜먼 터키 대사의 기용이 점쳐지고 있다.

대신 부장관 승진 여부로 주목을 받았던 존 볼턴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사임설이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정가에서는 행정부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부인 볼턴 차관의 퇴진은 라이스 장관 내정자가 볼턴의 후원자인 딕 체니 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달고 있다.

특히 볼턴 차관은 미 행정부 내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로 2003년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포악한 독재자’라고 독설을 퍼붓는 가 하면 6자회담 과정에서 줄곧 강경대응을 주문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이 최종 확정될 경우 북한의 반응도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그간 6자회담 미측 협상팀내에서 켈리 차관보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주도권을 못 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 면에서 켈리 차관보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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