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北도발 자제’ 평가에 “대북협상 의지 천명한 것”

정부가 ‘북한이 최근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는 미국 수뇌부 인사들의 발언과 관련, “대북 협상의지를 다시금 천명한 것”이라 평가하고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연일 피력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고위 인사들은 북한에 대해 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등 ‘4노스(NOs)’의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하면서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런 원칙과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북한의 도발 자제를 평가하고 대북협상 의지를 다시금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북한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대변인은 “도발 자제가 의미 있는 자제로 평가될 수 있는지는 좀 더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강력한 제재·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가 기회의 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미 간 물 샐 틈 없는 공조 하에 주도적·능동적 외교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그(북한 김정은)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나는 존중한다”면서 “아마도 긍정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아프가니스탄 새 전략발표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한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도발 행위들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이를 주목하고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통일 분야 핵심정책 토의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도 임성남 1차관,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의 도발 자제에 관한 미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들이 굉장히 일관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북핵문제에 있어서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해나가겠다는 강력하고 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일부도 24일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후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 정부에서 북한의 도발 자제에 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긍정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이 안보리 제재 이후에 추가도발을 자제하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북한이 지난해 정권수립 기념일인 9월 9일 기습적으로 5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도발) 관련 동향도 함께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