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협박에 굴복하면 또 친북좌파 세상 된다

김정일 정권의 행태가 분명 정상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수령독재라는 점에서 김정일 정권은 모든 전체주의 체제가 그러하듯 항상 비정상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행태는 ‘햇볕’과 ‘反햇볕’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통해 “수령 김정일이 만수무강해야 북핵문제가 해결된다”는 정치공학적 인간들에게조차도 ‘비정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왜냐하면, 현재 북한정권의 행태는 계산이라는, 즉 공학적 사고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근자에 하루가 멀다고 공개하는 김정일의 사진들이 비정상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사진 조작자의 안위가 걱정스러울 만큼 명백한 실수들이 겹쳐 있다. 간단히 말해 한국과 세계여론이 김정일의 건강, 즉 수령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품자, 이것을 무마하기 위해 허둥대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매우 조잡한 대처방식이며, “광폭(廣幅)한 장군님” 김정일의 방식인지는 의문이 없지 않다.

혹자는 북한정권이 세계여론을 호도하기 위하여 일종의 기만술을 쓰고 있다고 보지만, 그런 기만을 통해 북한 정권이 얻을 이익은 없다. 왜냐하면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공언한 2012년이 불과 몇 년 안 남은 지금, 수령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징후들을 외부세계에 풍긴다면 북한과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은 골치덩어리 김정일보다 그가 죽은 다음의 북한을 기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만이 의미를 지니려면 짧은 시간 내에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기만설은 정치공학적으로 앞뒤가 안 맞으며, 설사 틀릴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필자는 김정일의 날은 아무 때라도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북한정권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점은 개성공단을 ‘막 내리겠다’는 협박이다.

북한군부의 김영철이라는 자가 지난 11월 6일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철거에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았다는데, 그 질문내용이 가관이다. 철거결정이 중요한 것이지 철거에 걸리는 시간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철거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 철거결정을 하지 못하는가? 김영철의 발언은 “누가 나 좀 말려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도대체 아무런 관계도 없는 개성공단의 현지 사업가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는 것은 한 마디로 심사숙고가 결여된 북한의 의사결정기관의 난맥상만을 드러낼 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개성공단과 관련하여 북한정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그들 스스로 주장하는 남북한 경제협력확대와 개성공단의 폐쇄가 모순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개성공단을 문 닫겠다는 것이 일종의 자해행위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막다른 골목을 스스로 골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공학적으로 계산하는 자는 이런 바보짓을 하지는 않는다.

또 북한정권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에서의 개성공단의 경제적, 정치적 의미를 이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좋았던 햇볕시절에는 온갖 땡깡을 다 부려도 텅 빈 기차라도 운행을 한 번 허락하면, 수 천만 불을 받아낼 수 있었다. 남북정권의 상징조작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즉 지난 10년간의 친북좌파정권 시절의 한국정부, 친북시민단체, 친북언론들의 광신적 햇볕 지지로 인해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한국민의 실제 심정과 분노가 휴전선 넘어 ‘베짱이 수령정권’에 전달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가을이 오자 베짱이는 다시 여름이 오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보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소중

진실을 말하자면, 개성공단이 문을 닫을 경우 한국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하나씩 판단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둘째로 정치적인 영향은 분명 있을 것이다. 다만 민주당, 민노당이 희망하는 것처럼 한국 국민이 겁에 질려 “좋은 것이 좋은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지, 아니면 “북쪽에서 칭얼대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이번에 원칙을 바로 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 많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북한의 당국자들에게 힌트를 하나 주자면 여론 조사는 확실히 후자로 기울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금강산에서 무고한 여성을 살해하고도 반성이나 사과, 재발방지 약속은커녕, 민간인 조준사격이 마치 정당방위나 되듯 버티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한국 국민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북한군부가 생각하듯 한국 국민은 결코 겁 많은 부자 돼지가 아니다.

따라서 북한이 금강산 민간인 살해에 이어, 개성공단 전체를 인질로 삼아 한국 국민을 협박한다면 반대효과가 날 가능성이 더 크다. 나아가 한국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과 같이 원칙도 근거도 없이, 보따리나 물건도 아닌 공장을 하루는 빨리 오라고 하고, 하루는 빨리 가라고 하는 ‘이상한 나라’에 투자할 수는 없다. 세계가 그 변덕스러운 주체입맛을 맞춰주지는 않을 것이며, 북한의 큰 베짱이에게는 곧 혹한의 겨울이 닥쳐올 것이다.

즉 김대중流의 정치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과거의 퍼주기 햇볕정책으로 회귀할 것을 주장하겠지만, 그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국민들이 파악하면, 바로 이런 주장을 하는 친북정치가, 친북시민단체, 친북언론은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못된 놈 역성을 끝없이 받아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한국사업체들이 정부에 진정을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 탄원 내용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 특히 북한인권단체가 뿌리는 삐라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은 해서는 안 될 내용이다. 그것은 마치 한국전쟁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북한의 사주를 받은 공산포로들에게 납치된 수용소장 돗드 미군준장의 행동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는 납치되어 골수공산주의 포로들이 시키는대로 “미군이 북한포로를 학대한다”는 내용의 증언을 하였다. 결국 이 증언은 휴전회담이 진행 중이던 판문점에서 북한과 중공대표에게 전달되어 유엔군 측을 극도의 곤경에 빠뜨린 것이다. 결국 돗드 준장은 그의 군인답지 않은 행위에 대노한 신임 유엔군사령관 클라크 대장에 의해 대령으로 강등되고 징계를 받았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입주 사업체는 한국 국민의 합법적 권리에 속하는 삐라 살포를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합법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권리가 있는 만큼 북한인권단체에게도 합법적으로 북한에 자유세계의 정보를 전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차라리 북한당국에게 한국의 법에 의해 보장된 삐라살포와 공단경영을 문제 삼지도, 또 이들을 연결시키지도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 않다면 개성공단의 생존은 오로지 북한정권의 선의에 의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봉건 전제시대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다.

이번 북한정권의 협박에 이명박 정부는 유감과 원칙의 강조 이외에 특별히 목청을 높일 필요는 없다. 그것은 김정일과 친북좌파가 기다리는 바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대응은 설사 개성공단이 북한군부에 의해 폐쇄된다고 하더라도 적절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 컬럼난을 통해 여러 번 강조했지만, 아쉬울 것이 없으면 협박받을 이유도 없다. 차라리 대북정책이 갖는 위치를 이번 사건을 통해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금강산 관광도, 개성공단도 그리고 대북정책 전체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법치주의, 인권의 보편성보다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북한정권의 행태가 정상궤도를 이탈할수록 북한인민의 인권과 안위를 위해 실천가능한 모든 수단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정권보다는 북한인민이 대북정책의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북한정권은 한국 국민이 도대체 그들을 어떤 종류의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 진실을 똑똑하게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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