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핵실험시 구체적 대응책 마련중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솔솔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북한 핵실험 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한미 정보당국에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만에 하나라도 핵실험이 이뤄질 경우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파장과 대처 방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결산심사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설과 관련, “정부로서도 관련 국가와 정보교류를 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도 24일 국회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을 갖고 있다고 선언했고 논리적으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경협사업의 전면 중단은 물론 대북 화해협력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정부는 북핵 위기감이 더욱 고조된다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에 엄중 경고하는 한편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북한을 설득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던 지난 5∼6월에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3차례에 걸쳐 미사일 발사 시 대북 쌀 차관 및 비료 지원이 유보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는 순전히 가능성 차원에서 면밀히 지켜보고 있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대처 방안이 마련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관련, 정부는 6자회담 파행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며 금융제재를 풀 것을 촉구한 북한의 26일 외무성 담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의 입장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기는 하지만 이례적으로 “우리가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대화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북한이 추가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6월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평양으로 초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필요한 모든 대응조치 강구”라는 26일 담화 내용이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7월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의 언급(“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보다 수위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어서 이를 당장 핵실험과 연관시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지금의 북핵 위기 지수가 2003년 북한이 NPT(핵무기 비확산조약)를 탈퇴하고 작년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할 때보다는 낮다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핵실험이 이뤄지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사실상 금수에 가까운 제재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며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면서 “그나마 북한 입장을 고려해주던 중국과 한국도 완전히 등을 돌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쉽게 핵실험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