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취약계층 긴급지원 적극 검토해야

춘궁기를 앞둔 북한 내 상황이 심상치 않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하는 현재 식량상황은 화폐개혁의 후폭풍으로 큰 혼란을 겪었던 지난해 봄철 상황과 비슷하거나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민들의 식량 소비 사정도 나빠지고 있지만, 북한당국의 배급망에서도 소외되고 자력으로 시장에서 식량을 구할 수도 없는 취약 계층들이 만성적으로 아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데일리NK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주민들의 아사자 규모는 최소 3천 명에서 최대 1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소액의 장사 밑천 마저 날린 소상인 가정과 독거노인, 고아들이었다. 2009년 11·30 화폐개혁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취약계층으로 밀려난 탓이다. 화폐개혁으로 인해 장사를 통해 먹고 살던 상당수 도시 주민들의 재산이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렸고, 시장거래와 외화사용이 전면 금지 되면서 돈을 벌 수도 식량을 사먹을 수도 없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집단 아사 현상은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약계층의 증가와 일반 주민들의 식량 소비량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 ‘꽃제비’라 불리는 유랑주민들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으며, 농사나 장사를 통해 정상적인 가족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가정들도 식량 섭취량을 줄이고 있다. 군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대에 식량을 기부한다는 조건으로 병사들에게 보름씩 휴가를 주는 군부대도 다시 생겼다. 


3월 기준 북한 시장의 쌀 판매가격(kg)은 북한 돈 1500~1800원 사이로, 폭락·폭등이 없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위험징표로도 읽혀진다. 주민들의 식량 수급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쌀 가격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시장거래에 참여조차 할 수 없는 취약계층이 그만큼 증가 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낳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영국 방문 과정에서 “60년 만에 북한을 강타한 최악의 한파와 지난해 수확량 부족으로 앞으로 두달이 고비”라고 말하며 북한의 식량난을 시인했다. 최근 대북지원단체와 접촉한 북측 관계자도 “외부에서 식량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많은 주민이 아사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북한의 식량상황은 앞으로 한, 두달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단은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지원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대북인도적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는 5·24 대북조치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북한 취약계층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달성 할 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17년째 지속되고 있는 ‘식량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피로감을 고려해 북한 당국이 어느 때보다 ‘투명성 보장’에 성의를 보이도록 분배구조를 잘 짜는 것도 1순위를 다투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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