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재처리’ 발표에 신중 대응

정부는 25일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했다고 발표하는 등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선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충분히 예상됐던 수순이라며 정부 차원의 논평이나 성명 발표도 자제하는 가운데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14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의장성명 채택 직후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만큼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라면서 “정부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당국자도 “북한이 한 단계 더 나간 것이긴 하지만 예정됐던 것인 만큼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지 단 10일 만에 폐연료봉 재처리 시작을 발표한 데 대해 “작년의 경우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는 데 3~4주 걸렸다”면서 “실제 북한이 재처리에 돌입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의 경우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감독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 및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에 체류하고 있어 재처리 시설 재가동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북한이 최근 이들을 모두 추방했기 때문에 사실확인이 안된다는 것.

정부는 다만 북한이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발표하자 6자회담 거부 및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데 이어 안보리 산하 제재위원회가 북한 기업 3곳을 제재대상으로 결정하자 폐연료봉 재처리 착수를 발표하는 등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4일 북한의 제2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국자들은 현재로선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강공책을 펼지 예측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작년에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해 핵시설 원상복구를 했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 보인다”면서 북한의 목적이 ‘단순 시위’가 아니라 핵무기를 만드는 플루토늄 생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개발,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수송하는 가스관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북한에 상당액을 지불하게 돼 북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한을 연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금은 어려운 시점이지만 북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는 만큼 북한에 설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상생.공영’이라는 현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대북협력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