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비협조시 국제공조 검토가능”

정부는 15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를 사살한 것은 명백한 남북간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북측에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단 수용 및 관련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북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통문을 발송하려 했으나 북측이 수신을 거부함에 따라 전통문 전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전통문은 “북측은 ‘(남측) 인원의 신체.주거.개인재산의 불가침권을 보장한다’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합의서)’ 제10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전통문은 이어 “쌍방 당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을 민간에게 맡겨 두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의혹만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 “우리 측은 황부기 통일부 국장을 단장으로 하여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금강산 현지에 파견하고자 한다”고 적시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합동 조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남북 당국이 동수로 조사단을 구성해서 조사하는 것이 첫번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전통문은 “이와 관련해 북측은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는 남북간 정보 교환과 협력을 규정한 합의서 제12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 규명에 필요한 자료’란 박씨 사망 장소 근처에 설치된 CCTV 테이프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보내려던 전통문은 김하중 통일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각각 발신자와 수신자로 적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오늘 오전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대북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고자 했으나 북측은 연락관 간 통화에서 ‘받으라는 상부의 위임이 없어서 받지 못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후 2시 경 북측 연락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전통문을 받을 것을 촉구했으나 업무 통화 마감시간까지 북측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북한의 조사단 방북 거부 등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중국, 일본 등과 공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제공조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진행한 박씨 정밀부검 보고서가 정부 합동조사단에 제출돼 관련 대한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환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일행이 이날 중 통일부 당국자에게 대북 협의 내용을 브리핑 할 예정이라고 김 대변인은 소개했다.

정부는 앞서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2일 1차로 북측에 조사단을 수용하라는 내용의 전통문을 발송하려 했으나 북측은 수신을 거부한 데 이어 당일 오후 조사단을 수용치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