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금강산 ‘철거’ 통보에 “재개 차원 창의적 해법 모색”

北 "금강산에 국제관광문화지구 새로 건설…합의되는 날짜에 들어와 철거하라" 통지

통일부
통일부. /사진=데일리NK

정부는 25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와 관련한 통지문을 보낸 데 대해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며 금강산 관광의 창의적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첫째 우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둘째 금강산관광 사업의 의미를 고려하며, 셋째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조건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면 국제정세 및 남북협의 등 제반조건과 환경 그리고 국내적 공감대 형성을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그룹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보내왔다.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에는 ▲금강산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람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면 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사실상 시설 철거를 염두에 두고 남측 당국과 기업 등이 북측 지역인 금강산에 들어올 ‘날짜’에 합의하자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철거라는 말은 북측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금강산 관광 재개라든지 금강산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실제 이 대변인은 ‘불필요한 시설을 없애고 새롭게 재개하는 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금강산관광 사업이라는 것이 나름대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고 또 고려할 사항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면서 방안을 만들어나가겠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활성화 차원의 관점에서 국내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국제적 조건도 같이 검토해 나가면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답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남북공동선언에 ‘조건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서 금강산관광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한다’는 합의사항, 합의정신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대해 남측이나 북측이나 공통적으로 이행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견이 나올 수도 있으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나가는 것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앞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 가는 과정 가운데서 필요한 경우 한미 공조 차원에서 검토할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_금강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특히 이 대변인은 북측이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보통 실무적인 문제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인원이나 일정으로 간주한다”며 “어쨌든 금강산관광지구, 금강산관광과 관련된 내용들은 (남북) 당국 간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북측이 ‘문서교환’ 방식을 제의했다는 사실이 먼저 알려지면서 남북 당국 간 직접 대면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 북측이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오라’는 입장을 전달함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남북 당국과 이해관계자들 간에 대면 접촉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기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대변인은 ‘북측에 만남을 제안할 예정인가’ ‘답변을 보낼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통지도 후속조치 일환으로서 결정되면 별도로 말씀드리겠다”며 “일단 지금으로서는 당국과 관련 사업자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구체적인 답변은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