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긴급상황 아니다’ 판단 근거는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긴급지원’을 요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혀 그 판단근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북한의 요청이 없이도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런 상황에서 같은 날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현재 북한에 (요청이 없이도 지원할 수 있는)`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북한 소식지에서 `아사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했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을 166만t으로 추산하면서 이는 지난해 부족분의 2배에 달하는 규모이자 2001년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흉흉한 설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긴급상황이 아니다’고 보는 데는 미국의 식량 50만t 지원 결정과 중국 등 기타 국제사회로부터의 식량도입 가능성이 중요한 근거로 자리잡고 있다.

북한이 올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식량 배급 물량은 약 542만t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가 추산하는 북한의 올해 식량 확보량은 자체 생산량 401만t에 중국 등으로부터 이미 도입한 20만t 등 총 421만t에 그쳐 현재 시점에서 약 120여만t이 부족하다.

그리고 보리 등 여름에 거두는 곡식 생산량 40만~50만t을 감안하더라도 가을 추수때까지 70만~80만t 안팎을 추가 조달해야 할 상황이라는게 미국의 지원 결정이 있기 전 까지 정부 당국의 판단이었다.

일부 민간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를 놓고 이미 북이 긴급 지원을 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해석을 내 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의 50만t 지원 결정이 북한 식량 공급 역량의 `잠재력’을 끌어냄으로써 심각한 위기의 도래를 늦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측이 50만t을 12개월에 걸쳐 제공키로 한 만큼 올해 말까지 북한에 공급될 양은 총 20만t 가량으로, 해갈을 시켜줄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약속어음’ 확보가 주민들에게 줄 심리적 안정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 17일 미 국무부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 발표 후 12시간만에 조선중앙통신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대남방송인 평양방송, 대내 라디오 방송인 중앙방송과 중앙TV방송을 통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린 것도 심리적 안정 효과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의 지원 약속은 북한 개별 가정들이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해둔 식량을 장마당에 내 놓게 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중국, 베트남 등과의 교역을 통해 매월 일정량씩 식량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WFP로부터 미국의 지원 물량과는 별도로 매년 받던 수준에서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정부가 `비상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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