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해커 잡는 ‘화이트 해커’ 양성한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인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대비한 전문가를 양성하기로 했다. 연구원은 오는 5일 ‘화이트 해커’라 불리는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인 ‘BEST OF THE BEST(BoB)’ 제1기 발대식을 개최한다.


최근 북한의 정찰총국 산하에 사이버 테러 인원 수백명을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발달한 IT기술에 비해 사이버 보안 역량과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경부 주도로 이뤄졌다.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의 BoB 담당자는 “뛰어난 해커 1인이 수많은 보안인력을 뚫고 사이버 테러를 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막을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발된 60명은 해킹대회 입상 등의 경력이나 해킹에 관한 기본 소양·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된 교육생들은 이미 사전 안보 교육으로 천안함 안보공원 및 아산 현충사를 견학했으며 앞으로 2개월 간의 기본과정에서 국가·안보관 교육, 보안 관련 기초 교육을 받는다.


기본 교육 종료 후에는 6개월 간의 전문·심화과정을 통해 모의 사이버전(戰)·팀 해킹 대결을 펼치고 실무지식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6개 분야별 최고 전문가와 전공학습을 진행한다.  BoB 담당자는 “우리나라 정보보안 기술과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보안리더’ 양성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렇게 양성된 ‘화이트 해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해킹 기술을 이용해 해커들의 침투경로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커들의 침투경로는 다양하기 때문에 보안 시스템을 가동하고 실시간으로 이상 징후를 포착해 해킹을 막기도 한다. 해킹 사건 발생 직후에는 범죄자들을 역추적해 소재를 파악하는 등의 임무도 수행한다. 북한이 해킹을 시도할 경우에도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지난달 28일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1부는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디도스(DDos) 공격용 악성코드가 숨겨진 게임 프로그램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및 편의제공)로 조모(39)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009년 9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정찰총국의 공작원과 만나는 등 연락을 주고받으며 불법 사행성 프로그램 제작 및 개발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