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해명 수용..대화동력 감안한듯

정부가 14일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에서 임진강 사고와 관련해 북측의 ‘유감표명’을 받아냄으로써 나름 성과를 거뒀지만 댐 방류원인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달의 강경대응에서 너무 쉽게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북한의 전방위적 유화공세와 대화국면으로 접어드는 북핵 상황을 감안, 남북간 대화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린다.

북한은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임진강 사고로 남측에서 뜻하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가족에도 심심한 조의를 표했다”고 이날 오후 개성에서 돌아온 우리측 수석대표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전했다.

황강댐 방류원인에 관해서는 “해당기관에서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긴급히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북측은 설명했다.

김 국장은 ‘더 큰 피해’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들이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북측에) 강하게 얘기했지만 추가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측의 이번 입장표명을 사과와 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공식 언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을 통해 임진강 사고와 관련, 충분하진 않았지만 유감과 조의를 요구했던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과로 받아들이겠다고 정부가 입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결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북한의 설명도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북측 나름대로 설명을 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7일 북측이 통지문을 통해 알려왔던 “임진강 상류 북측 언제(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는 해명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튿날 충분한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변화된 것이다.

당시의 통지문 내용과 이날 북측의 해명이 대동소이한데도 정부가 이번에는 별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단 ‘임진강 사고’라는 남북관계의 장애물을 이제는 걷어내자는 데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록 사안이 중대하지만 북한이 수공(水攻)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만큼 사건의 진상규명보다는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를 모색하는 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 국장 역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는 재발방지의 문제로, 재발방지에서 우리가 제일 신경을 썼던 것은 사전 통보문제였다”면서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해명보다는 재발방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정부의 이런 인식은 대화국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북핵 상황을 의식한 결과로 읽힌다. 남북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계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북핵문제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남북간 대화 동력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북측의 황강댐 방류가 수공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심증도 이런 인식의 일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완전히 해명은 안 됐다고 생각한다. 그쪽 나름대로 설명을 한 것이라고 이해한다”면서 “우리 전문가들이나 이런 쪽에서 여러 가지 추측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내가 언급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한 것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수공이 아니라 다른 내부 사정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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