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조평통 대화거부 시사에 ‘촉각’

정부가 북측과 개성공단 운영 및 현안을 논의할 `개성회담’을 준비중인 가운데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가 9일 남북대화 거부를 시사, 정부가 북한의 진의파악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정부 출범 이후 1년 2개월간 남북당국간 접촉이 전혀 없었던 정부로선 지난 달 21일 개성접촉을 계기로 당국간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현재 북측과 물밑접촉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조평통은 북한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여서 조평통이 남북회담과 관련 어떤 결정을 내리면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담화에서 조평통은 최근 남측 인사들이 탈북자 문제 등 북한인권문제를 비판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에 이를 제기한 데 대해 “우리(북)를 중상모독하고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조건에서 북남사이 대화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고 말했다.

담화내용 대로라면 북한이 남북대화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더욱이 전날 북한 외무성도 대변인 성명을 내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이라면서 미국과 대화해도 얻을 게 없다며 대미(對美)대화 무용론을 언급했던 터다.

정부는 일단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언급한 남북대화와 현재 협의가 진행중인 `개성접촉’은 기본성격이 다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접촉은 북한에서도 먼저 하자고 제안한 사안이기 때문에 오늘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언급한 남북대화와는 별개”라고 분석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 태도로 볼 때 북한은 개성접촉에서 임금.토지사용료 등 개성공단 운영문제만을 다루려 하고 있어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남북대화’와는 성격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일 경우 개성접촉이 열리더라도 남측이 의도하는 대로 현안을 두루 협의하는 `명실상부한 남북회담’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측은 개성접촉에서 개성공단 운영 재협상 뿐만아니라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유씨문제 등 현안을 두루 다뤄 남북당국간 회담 복원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계획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북측의 의도와는 꽤 거리가 있다.

또 조평통은 이날 담화에서 억류중인 현대아산 유씨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는 내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개성회담에서 유 씨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구’로 해석되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개성공단의 직접 당사자인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아닌 조평통이 유씨 문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차기 접촉에서 이를 거론하면 회담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측은 지난 달 접촉에서도 남측에서 접견권을 요구하며 유씨 문제를 제기하자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했었다.

정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류된 유씨 문제는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된 본질적 문제라며 회담에서 유씨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남북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이 조평통 담화를 통해 대남공세를 벌여 회담에 먹구름이 끼인 이날도 통일부 개성공단지원단을 주축으로 한 개성회담 실무팀들은 출근, 시나리오별 계획 및 전략 등을 점검하는 등 회담을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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