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인권개선 강조하면서 예산은 고작 4400만원

지난해 김정은의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인권 문제가 다시 부각된 가운데 통일부의 북한인권 관련 예산은 2009년부터 6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인권 주무 부서인 통일부가 관련 예산을 턱없이 부족한 액수를 책정해 실제 북한인권 개선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통일부에 편성된 일반 예산 2174억 원 중 북한인권 관련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44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전체 예산 중 0.01%에 불과한 것으로 북한인권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관련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편성된 연평균 예산은 4650만 원이었다.


통일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북한인권 관련 예산이 2012년과 동일해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의원들로부터 북한인권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통일부는 2012년 국정감사에서도 똑같은 지적을 받았다.


국정감사 당시 통일부는 북한인권 관련 연도별 예산을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올해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정감사 지적사항 처리의 불이행 문제를 넘어 통일부의 북한인권 개선 활동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인권 관련 예산이 몇 년째 동결된 것에 대해 통일부는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항변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어야만 예산이 증액돼 북한인권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인권법은 지난 2005년부터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9년째 국회에 잠들어 있다. 야당의 동의가 없는 한 19대 국회에서도 통과가 요원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북한인권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국회만 바라보며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은 너무 안이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데일리NK에 “전체예산이 동결되는 상황에서 북한인권 예산은 삭감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면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 큰 틀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예산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통일부령 제69호에는 ▲북한인권 문제에 관련한 대북정책 및 대북협상 대책 수립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 및 국내외 관계기관 협조 ▲관련 정보수집 및 축적 ▲북한인권 국내외 단체 활동 지원 등 총 5가지가 제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통일부가 북한인권 관련 업무가 통일부령에 분명하게 명시돼 있는 항목임에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편성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현재 통일부 내 북한인권 관련 담당 직원은 한 명밖에 없으며, 이마저도 이산가족과 내 업무와 병행하고 있다. 


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인권의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데 정작 당사국인 우리 정부의 북한인권 예산이 고작 4400만 원밖에 안 된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한인권 관련 전문 부서·인력의 부재가 이 같은 예산편성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에 편성된 2014년도 일반예산은 당초 정부안(2177억 원)보다 3억 원 감액된 2174억 원으로 확정됐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홍보 등 통일정책커뮤니케이션 활성화 2억 원 ▲통일단체 지원 등 통일정책수립 인프라 구축 1억 원 ▲지역통일교육센터 등 사회 통일교육 내실화 분야 4억 원 등 총 10억여 원이 감액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DMZ(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 관련 예산은 당초 402억 원에서 100억 원(외통위 3억, 예결위 97억) 삭감된 302억 원으로 줄었다. 국회 예결위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사업을 위해선 남북협력이 필수적인데, 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사업추진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감액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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