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에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제의키로

정부는 북한이 지난 10일 추석 이산가족상봉을 제의한 것과 관련, 북측에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역제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다”며 “북측이 최근 제의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간 실무접촉에서 상봉 정례화를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역제의한 대북 수해지원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간 실무접촉과 관련한 한적 명의의 대북 통지문을 주초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정부가 한발 더 나아가 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를 북측에 역제의 하기로 한 것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우리 정부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인 5·24 대북 조치로 급격히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북한의 홍수 피해를 기점으로 해서 유화적 분위기를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말 대한적십자사의 수해 지원 제의 이후 남측에 쌀과 시멘트, 중장비 지원을 역제의했고, 우리 정부도 기존의 대북 압박 조치와 별도로 수해 지원에 대해서는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남북이 이렇게 서로의 요구에 긍정적 반응을 주고 받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양측간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경우 천안함 침몰 사건의 후속 조치가 장기화 되며 일종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G20 등을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 변화가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북한 입장에서는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서라도 남한의 대북지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경제적 성과가 북한 체제의 최대 과제인 후계 세습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남한에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을 제의하며 “금강산 상봉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우리측에 요청한 쌀, 시멘트, 중장비 등의 수해 복구 및 구호 물자를 최대한 많이 받아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남한 정부 또한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정책 기조를 변화하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고자 할 수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고,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정부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5·24 대북조치 이후 남한의 일관된 대북정책이 북한에 영향을 미쳤다는 자신감도 정부가 북한의 제의에 적극 호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측이 최근 수해지원 역제의와 이산가족상봉을 제의한 데 대해 “정부가 일관된 대북정책을 유지해온 데 대한 북측의 반응으로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대북 지원 식량 배분의 투명성 문제나 북측의 갑작스런 유화 제스처에 대한 경계심도 늦츨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당초 한적이 지원키로 했던 긴급식량과 생필품, 의약품 등 긴급 구호품과 북측이 요구한 품목 가운데 쌀(국내산)과 시멘트 등이 일정량 지원될 것”이라면서도 “중장비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차원의 대규모 쌀 지원에 대해서도 “5·24조치에 따른 남북관계, 북한의 식량사정, 국민 여론 등을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대북 인도적 지원과 추석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후에도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간 교류가 재개되며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 신문은 12일 남북 고위급 관리들이 지난달 중순 개성에서 비밀 접촉을 가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문은 “임기 후반에 들어 정치적인 실적을 원하는 이명박 정권과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이해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비공식 접촉이 이어지며 본격적인 관계 복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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