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8일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통해 북측 국토환경보호성 측에 고구려 고분군 병충해 방제 지원 문제를 협의할 실무접촉을 제안했다고 8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민족문화유산 보호와 국토환경 보전을 위해 남북 간 상호협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실무접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준비했지만 북측은 “(통지문을 받을지) 관계기관에 문의해보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통지문에는 이달 하순께 정도로 구체적인 실무접촉 날짜와 장소까지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청 명의의 이번 제안은 병충해 방제를 매개로 정부가 남북 간 대화채널 구축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 정치적 사안으로 우선 대화의 물꼬를 터 정치적 사안의 당국간 대화 채널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란 얘기다.
이번 접촉이 이뤄지면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이후 처음 갖는 당국간 접촉이 되며, 지난해 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북측이 호응해오면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북측에 방제약이나 방제장비를 지원하거나 북측에 가서 직접 방제작업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남측 민간단체에 산림 병충해가 심각하다면서 방제 약제 지원을 요청해왔다.
민화협은 지난해 5월 북측 민화협과 황해남도, 황해북도, 동명왕릉 등 5천 정보에 대해 방제사업에 합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은 ‘고구려 고분군(The Complex of the Koguryo Tombs)’이라는 이름으로 2004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