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아태 담화 어떻게 보나

현대와의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20일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의 담화를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대표이사 퇴진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이번 사태가 악화되기 보다는 실마리를 찾아나갈 것으로 보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절망이나 비관 보다는 희망이나 기대 쪽에 가까운 셈이다.

정부가 주목하는 대목은 장문의 담화 가운데 뒷 부분이다.

담화의 마지막에 “현대에게도 앞날은 있고 길은 있다”며 “현대 상층부가 곁에 와 붙어 기생하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금강산 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담화가 상당 분량을 할애해 김 전 부회장의 퇴진 문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이는 이미 다 거쳐온 과정을 기술한 것인 만큼 새로울 게 없다는 얘기다.

과거에 대한 지적 보다는 미래에 대한 언급을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북측의 담화나 설명이 보통 핵심 요구사항이 앞에 들어가는 ‘두괄식’이 아니라 끝부분에 삽입되는 ‘미괄식’ 문장구조를 취한다는 점도 이런 해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담화의 앞 부분은 현대와 아태 사이에 문제의 과정을 다시 정리한 것이어서 새로운 내용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다만 뒷부분에 가면 해결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대목으로 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 전 부회장과의 ‘의리’와 ‘신의’를 거듭 강조하기는 했지만 그의 복귀를 명시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담화 중간에 개성관광에 대한 부분에서 “부득불 다른 대상과 협의를 추진해 나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언급한 것이나 2000년 8월 현대와 북측간 7대 협력합의서에 대해 “구태여 구속돼 있을 이유마저 없게 됐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해석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이 차관은 7대 합의서와 관련, “합의서에는 필요에 따라 수정 보충하거나 다시 협의할 수도 있게 돼 있다는 북측 말에는 틀린 것은 없다”고 전제한 뒤 “정부의 입장은 당사자간 합의가 존중돼야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승인권은 정부가 갖고 있고 당사자간 합의를 바탕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7대 합의서가 당사자 간 합의인 만큼 존중돼야 하지만 정부나 국민을 귀속하지는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 담화가 마지막 부분에서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도 금강산관광에 국한하려는 듯한 인상이 강한 점에 비춰 개성관광과 백두산관광의 경우 여전히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북측이 “현대 상층부가 곁에 와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금강산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한 대목이다. 이는 북측이 내세운 금강산관광의 정상화 조건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뒤집어보면 북측이 김 전 부회장 문제로 시작된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이어서 현대측이 어떤 형태로 이를 수용할 지 주목된다.

이 차관은 “사업 당사자 간에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추이를 봐가며 정부가 도울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태의 진전이 없을 경우 이달 말 개성에서 열릴 예정인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1차 회의에서 정부가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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