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대변인 담화 의도파악에 주력

정부는 북한이 31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군축회담’과 ’포괄적 방도를 논하는 장소’를 언급한 데 대해 회담틀을 흔들어 수세적 회담구도의 탈피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데 무게를 두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이 이번 담화를 통해 미국에게 대화 상대방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대화구도로 돌아가자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페리 프로세스’는 포괄적인 문제를 다루는 구도로 이뤄졌다”며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면 자신들을 회담 파트너로 인정하고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담화에서 ’당당한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평등한 자세에서의 회담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때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군비 등의 꾸러미를 한.미.일 3국과의 관계정상화, 경제적 지원 등의 꾸러미와 맞바꾸는 형태의 포괄적 협상안을 담은 페리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이번 북한의 담화는 부시 미 행정부가 북한을 정권교체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회담의 틀을 흔듦으로써 미국의 시각 및 입장 변화 의사를 타진해 보겠다는 의도를 내포한 것 아니겠느냐는 게 정부측의 관측이다.

또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을 군축과 연계함으로써 북핵 문제만을 논의하는 현재의 논의구도를 깨고 남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과 함께, 남한의 핵능력까지 문제삼는 등 어젠다를 확대해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피해보겠다는 의도도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북핵 문제만을 논의하는 현재의 6자회담틀은 회담의 출발점이 북한의 선핵포기가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수세적 회담 구도를 대등한 구도로 바꿔보겠다는 의도도 함축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북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는 선전적 의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협의구도로 돌아갈리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담화를 던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담화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남조선에서 미국의 모든 핵무기를 철거시키고 남조선 자체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원천적으로 없애버려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 등도 미국의 부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전의 일환으로 보여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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