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대남전략에 맞불 對北기조 수정”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북(對北)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어 대북정책의 기조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북한의 자유’ ‘민주화와 인권’ ‘농지개혁’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남북관계 발전과 정상화라는 목적에 따라 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지만 정부 안팎에선 김정은 체제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아래 비롯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20일 통일연구원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을 통해 “(한반도 안보를 위해) 북한 핵(개발 저지)도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권”이라며 “21세기에는 빵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제 장기 독재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고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며 세계적인 민주화 바람을 빗대, 북한 민주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장거리 로켓발사와 김일성 100회 생일 비용까지 직접 거론하며 “민생부터 챙겨라”고 김정은 체제를 정면 비판했다.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체제 문제와 내정(內政)만큼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볼 때, 정부의 입장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대한 맞불”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최고 존엄 모독’을 핑계로 도발협박을 내놓자 국방부가 즉각 크루즈 미사일 보유를 공개했고, 통일부 당국자가 “비방․욕설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최근 “김정일의 사망이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김정은은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다. 미사일 발사도 전혀 전략이 없는 이상한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 내에서 김정일 사후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등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이 시점을 전후로 정부의 대북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후 북한의 이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 및 대남 위협 발언 수위가 높아진 것도 정부의 대북기조 변화에 일정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장관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결국은 우리가 우려했던 나쁜 선택을 하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변화된 대북기조가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기류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를 위한 회담을 위해 적당한 ‘당근’을 제시해 북한을 관리해오던 미국은 ‘비협상’ 전략으로 유턴했고, ‘감싸기’로 일관해온 혈맹 중국도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이 강연에서 현재 북한이 미국을 맞상대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아니라 한국이 중국과 호흡을 맞춰가며 북한이 고립되는 ‘통중봉북(通中封北)’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발언으로 보인다.



한 북한 전문가는 “군사적 억지력과 주변국가의 협력에 따른 대북정책의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미국이 대북 비(非)협상 전략으로 전환했고, 중국도 북한의 로켓발사와 핵실험 징후에 따라 실망감을 표시하는 상황에 따라 북한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고위 당국자도 “중국도 북한에 절망하면서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듯하다”면서 “한국 주도의 통일을 막을 수 없고, 그런 통일이 꼭 중국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중 경제협력 관계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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