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노동신문 논평에 `차분한 대응’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6일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정부의 반응은 차분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관망기조를 이어가던 북한이 4월1일 이 대통령을 ‘역도’로 칭한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발표한 것을 즈음해 반발 기조를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만큼 이번 글도 ‘공갈’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정부의 1차 반응은 ‘무시’에 가까워 보인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당국의 공식입장을 대.내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며 “(노동)당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이해한다. 여러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이번 글에 담긴 남북관계 전면 차단 언급에 대해서도 “‘반 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이라는 언급에서 보듯 미래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당장 무슨 조치를 취한다는 태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노동신문 논평이 형식 측면에서 외무성 성명 등과는 다르다”며 “우리가 북한측 발표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싶다. 일단 한번 두고 보자”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일단 일단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후 북한이 ‘통미봉남’을 본격화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식의 우려가 국내에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글에 담긴 북한의 숨은 의도가 남한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 정부 대북정책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것일 수 있는 만큼 정부로선 그런 의도대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연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부의 이런 대응의 배경에는 북측의 ‘압박전략’에 개의치 않고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정부의 기조가 자리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테러지원국 해제 후 통일부 차원에서 대북사업들의 재조정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남북관계를 제대로 정상화하려면 우선 북한이 대남 비방 기조를 접고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 등을 위한 우리의 대화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핵심의 기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이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을 선언하고 남북관계를 풀 것이냐’, ’전면적 관계 차단으로 갈 것이냐’ 중 택일하라며 ‘치킨게임’을 걸어 오더라도 정부는 쉽게 현재의 정책 기조를 접지 않을 것임을 이번 대응을 통해 예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이 예고한 대남 강경 조치들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부 내부적으로는 불필요한 남북관계 악화를 차단하기 위한 ‘상황관리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정부가 대화 재개 및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입장을 견지하며 일관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북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설의 과도한 확산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