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와코비아銀중계’ 기대는 하지만…

정부는 18일 미국 와코비아 은행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자금 송금을 중계하는 방안이 부상한 것과 관련, 기대는 걸지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와코비아 은행이 BDA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 송금을 중계해 달라는 미 국무부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은행 대변인을 인용해 17일 보도했고 국무부와 재무부는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국은행의 중계를 통한 송금 방안이 북한이 원하는 바로서, 현 단계에서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는 데 대체로 이견이 없다.

한국 수출입은행을 중계은행으로 내세우는 ‘최후의 카드’로 검토했었지만 그 카드를 쓰지 않고 BDA 문제의 직접 관련 당사국간에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국자들은 미 고위층에서 정치적 의지를 갖고 송금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는 만큼 시간의 문제가 있을 뿐 결국엔 와코비아나 다른 미국 은행을 통해 송금이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미 재무부가 BDA를 돈세탁 금융기관으로 최종지정한 조치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미국 은행의 송금 중계를 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월 BDA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면서 BDA가 ‘돈세탁 은행’으로 유지되는 동안은 BDA와 미국은행, BDA와 외국은행의 미국 내 지점 간 거래를 금지시켰다.

특히 이 조치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만든 강력한 법률인 애국법(311조)에 근거한 것이어서 예외 사례를 만들거나, 법의 ‘틈새’를 찾아내는 일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미측이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결정을 당장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미측은 미국 은행과 BDA간 거래를 한 차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 쪽으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행이 중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한지가 하루이틀이 아닌데 아직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낙관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와코비아 은행과의 교섭이 진행중인 사실이 막 공개됐지만 최근 수일 사이에 그와 관련한 진전이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송금을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미국은행이 공개된 마당에 은행 측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욱 강력한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도 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은행(BOC)을 통해 제3국으로 BDA자금을 송금하는 방안이 시도됐을 때도 불이익 방지 보장 수위에 대해 미측과 BOC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함에 따라 결국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송금을 중계할 은행이 요구하는 바를 재무부측이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가 수일내로 해결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