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돈살포’ 대응방안 고심

정부가 민간단체들의 북한돈 살포 계획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

북한돈 반입 및 살포 행위와 관련한 위법 사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면 되지만 그것이 몰고 올 파장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는 2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오는 16일을 전후해 북한돈 5천원권을 대북 전단과 함께 살포할 것이라고 밝힌 뒤 자신들이 확보한 북한돈 5천원권 100장을 공개했다.

정부는 작년 대북 삐라 살포건의 경우 자제를 권고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이번에는 당국이 실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 북한돈 무단 반입 행위가 결부돼 있어 달리 대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지난달 단체 측의 계획이 알려진 직후 위법성에 대해 공개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 단체측이 강행 입장을 밝힌 터라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취해야할 상황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대남 초강경 성명을 발표한 북한에 차분히 대응하되,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기로 입장을 정한 만큼 북에 대남 강경 행동에 나설 일종의 빌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번 일을 묵과하기는 어렵다.

또 민간의 행위에 대응하는 당국의 태도 자체가 대북 메시지가 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정부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이번 문제에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조에서 정부는 단체들이 통일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북한 화폐를 반입한 행위에 대해 남북협력에 관한 법률을 적용, 경찰에 수사의뢰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고민은 남는다. 수사를 의뢰하더라도 수사 당국이 삐라 살포 행사 전에 관계자들을 체포 또는 구속하거나 북한돈을 몰수하는 등의 강제수단을 쓰지 않는 한 북한돈과 삐라 살포 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삐라와 북한돈 살포 행위 자체는 법으로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기에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단속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아울러 정부의 대응 여하에 따라 이번 일을 놓고 보수.진보 간의 ‘남남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정부로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살포 행위 자체가 아닌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강하게 단속할 경우 삐라 살포 행위를 지지하는 쪽에서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설령 불법이라도 할 수 없다”며 “북한에 남아 굶어죽는 우리 가족에게 보내는 것인데 이는 법적이거나 인도주의적 차원을 떠나 인륜에 관한 문제”라고 말해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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