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참여로 대북관광사업 새 국면 전망

정부투자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백두산관광을 현대아산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힘에 따라 지금껏 현대아산이 독자적으로 이끌어왔던 대북관광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두 사업자의 역할 분담은 인프라 건설 등 ‘하드웨어’는 공사측이 맡고 모객과 관광 진행 등 ‘소프트웨어’는 현대아산측이 담당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관광공사는 이미 백두산지구 도로 포장 및 보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대북관광사업은 민간사업’이라며 소극적인 입장이던 정부 자세가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금강산관광에서와 같이 과도한 인프라 투자로 사업 자체가 휘청거릴 여지가 줄어 백두산관광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주기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 대북관광 왜 정부가 나서나 = 현대아산이 199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금강산관광에 대해 정부는 지금까지 민간사업이라며 적극적으로 나서길 부담스러워 했다.

물론 관광공사가 남북협력기금에서 900억원을 대출해 금강산관광에 투자하고 학생 등에 대한 관광보조금이 한시적으로 운영된 적은 있지만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을 때 생명줄을 연장해주는 정도였다.

관광공사도 900억원을 투자해 금강산 온천장과 문화회관을 인수하고 온정각의 일부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 곳들을 모두 현대아산에 임대해 사업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두산관광에서는 관광공사가 직접 북측과 합의문에 사인을 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엿보인다.

관광공사가 지난 2001년 6월 현대아산과 금강산관광 공동사업자로 나섰지만 북측과 아무런 합의가 없어 사실상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같은 정부의 행보는 대북관광사업이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 확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안정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강산관광에서 현대아산이 고성항 부두와 도로 등 기반시설에만 1억달러를 쏟아부어 관광비용 증가→관광객 감소→사업 위기 등으로 이어졌던 상황을 되풀이되지 않겠다는 의미다.

백두산관광을 위해 필요한 삼지연공항 개보수에는 380만달러 안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아산이 이를 맡았다가는 백두산관광도 금강산관광의 초기 모습처럼 수익없이 명분으로만 진행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퍼주기 논란 불가피 = 정부의 관광공사를 통한 북한 인프라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관광공사가 과거 900억원을 금강산에 투자할 때와 같은 퍼주기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재춘 국제위원장은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백두산관광의 인프라 설비를 정부가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사업을 주도하는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 세금을 북측에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광공사 강광호 투자개발본부장은 “금강산의 사례에서 보듯 기초적인 관광편의시설이나 인프라가 되지 않으면 관광을 할 수가 없다”면서 “투자하지 않으면 관광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외대 이장희 교수는 “현대아산이 주도적으로 북한관광을 하고 있지만 남북관광사업은 공공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가 원칙을 가지고 현대뿐 아니라 북한관광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에는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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