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계자 “지금 북은 평화적 핵 권리 주장 못해”

정부가 제4차 북핵 6자회담의 모멘텀을 잇기 위한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휴회 결정 다음 날인 8일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 주재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지난 2주간의 회담을 평가하고 대책을 논의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주중에 중국과 협의하고 다음 주에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그 후 러시아와 일본과 접촉해 후속 협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과 미국에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 러시아와 일본에는 각료급에 준하는 정부 인사를 보내 6자회담 수석대표 ‘윗선’에서의 조정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8.15 행사 기간에 방한 예정인 김기남 북한 로동당 중앙위 비서의 카운터 파트로는 정 장관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계열적으로 볼 때 의장국인 중국과 먼저 6자회담 속개시 논의를 어떻게 끌고 갈 지에 대한 ‘대강’을 논의한 뒤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을 차례로 접촉해 이미 노출된 이견에 대한 좁히기를 시도하고, 그 후 러시아와 일본을 만나 회담 속개시 성과 도출을 위한 건설적인 분위기를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복안이 읽혀진다.

이 가운데 특히 미북 양국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반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의 회동, 정 장관과 김기남 비서와의 접촉 결과가 주목된다.

이 밖에 휴회 기간에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 양자 협의, 중국과 북한간의 고위급 인사 방문을 통한 북중 협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

4차 회담 직전에도 중국의 중재로 9일 북미 양국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간 ‘베이징 회동’이 성사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4차 회담이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일단 북미 양국을 비롯한 6개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을 뿐아니라, 북미와 남북, 한미를 비롯해 다각적인 양자협의가 회담 기간내내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서로의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핵폐기 범위와 평화적 핵이용권에 대해 상당한 이견이 드러난 만큼 휴회 기간의 외교 노력은 이 부분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북미간 충돌 포인트인 평화적 핵이용권과 관련, NPT(핵무기비확산조약) 회원국이 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으면 어느 국가나 평화적 이용의 권리는 있지만 북한은 이미 NPT를 탈퇴했고 신뢰에 문제가 있는 만큼 이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하고 전략적 결단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현상태에서는 북한이 ‘권리’를 주장할 처지에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핵폐기와 검증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나면 그 후에 평화적 핵이용권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또 신포 지역의 경수로의 경우 완료후 턴키(일괄수주) 방식으로 넘기기로 했고 35%의 공정률 상태에서 멈췄기 때문에 그 시설은 북한 소유가 아니며 현 단계에서는 핵시설이 아닌 단순한 구조물이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13일간의 본회담 기간내내 평화적 핵이용권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한 쪽이 고집을 꺾지 않고는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북한내의 강경파들의 ‘준동’ 여부도 정부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정부는 휴회기간에 대북, 대미 강경세력이 ‘6자회담 무용론’을 적극 제기해 회담 속개를 앞두고 비관론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그에 대한 대책도 한미, 남북접촉을 통해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9일이 시작되는 주(週)에 속개될 회담이 5차 6자회담이 아닌 ‘4차-2’ 회담이라는 점에서 휴회기간의 협의 ‘성과’ 여부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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