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26, 27일 금강산에서 금강산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는 제안과 관련 조만간 수용의사를 통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북한이 만나자고 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북한에 회신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일단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남북공동해외시찰 평가회의에 참석했던 북측 대표단의 태도 등을 종합해 금강산 개성 관광 재개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남북관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북한의 진정성을 평가해 보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보복성전 개시’라고 위협했던 것과 달리 이번 개성평가회의에서 노동자 임금 등 개성공단 현안문제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 통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22일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북측이 우리 정부에 제시한 26, 27일 일정이 촉박한 만큼 일정을 조정하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
또 정부는 실무접촉을 제시해 온 노동당 외곽기구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인사 대신 북한의 공식기구 당국자가 실무접촉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입장도 전달될 수 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보장문제에 북한 당국자의 공식적인 입장과 문서화된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 김정일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안전을 구두로 약속한 것에 대해서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았다.
정부는 관광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고 박왕자씨 총격사건 진상규명 ▲재발방지 마련 ▲신변안전 보장 등이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해 논의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신변안전보장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적 수준의 보장’을 요구하며, ‘개성.금강산 출입체류합의서’를 보완해 접견권, 변호인 조력권 등을 분명히 명시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한편 지난해 11월 18일 북한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금강산관광 11주년 기념식을 위해 금강산을 찾은 현 회장에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는 물론 현장방문 등 남측 정부가 원하는 것에 대해 무엇이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북측의 제안이 당국간 공식적인 회담 제의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제안을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