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국, 美정책 우선순위서 밀린 느낌”

“한국이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상당히 후순위로 밀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의 향후 경제.외교 정책 등과 관련해 미국측 전문가들과 협의차 방미중인 정몽준 한나라당 한미비전특위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뉴욕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 전문가들과의 만남 소회를 그렇게 밝혔다.

그가 뉴욕에서 만난 인사들은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민주당 게리 에커먼 의원, 조지 슈왑 NCAFP(전미외교정책협의회) 회장,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파리드 자카리아 뉴스위크지 편집장 등 차기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하거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될 인사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

그는 “최근 친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작성한 G-16 회의(G-7을 대체해 만들어지게될 세계 주요 경제국 협의체의 가상 시나리오중 하나) 멤버에서 우리나라가 빠지고, 남아공화국, 나이지리아, 터키, 멕시코 등이 들어가 있다”면서 “이들 나라들이 미국의 이익과 첨예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 규모로 따지면 우리가 G-16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가 우선순위 16위 밖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서도 “미국 조야에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오바마 행정부와의 `연’을 찾기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현재 오바마 인수위쪽 인사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며 “다만 싱크탱크에 속하게 될 인사들을 만나 이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갖는 것이 향후 한.미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방미한 홍정욱 의원도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할 때”라고 정 위원장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뉴욕 투자은행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홍 의원은 “막상 한국의 국회의원 자격으로 와 보니 뉴욕이 너무 거대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여러 사람들과 만나본 결과 미국 새 행정부가 보호주의 성향으로 가려는 경향을 노골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미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인들 상당수가 “일본.한국의 자동차 산업도 보호주의하에서 성장했는데 왜 미국만 안되는 것이냐”는 반문들이 꽤 있다면서 “일본.한국의 차 산업이 경쟁의 산물이냐 국가 보호주의의 산물이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 인데도 민주당쪽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카리아 편집장의 저서에 보면 47개국에서 자유무역 지지도를 조사해 보니 미국이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자료도 있다”면서 “자유주의 무역을 전세계에 보급시켜온 미국이 행정부가 바뀐 뒤 보호주의로 가려는 경향에 대해 우리도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팀 교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G-20 등이 결성되는 등 이제 우리나라의 문제는 비단 국내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독자적 경제정책 운용이 힘든 시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경제팀이) 바뀌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과 전여옥,김장수,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 방미 의원단은 이날 뉴욕 일정을 마치고, 4일 워싱턴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하는 한반도 문제 토론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단에 속한 김장수 의원은 워싱턴 방문 기간 오바마 새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유임된 로버트 게이츠와 면담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장관 재직시 게이츠와 개인적 친분을 맺어왔기 때문에 이번 방문에서 그와 면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그가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유임됐기 때문에 면담 성사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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