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오바마 당선 유력…美대선 결과 교훈 삼아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됨에 따라 정치권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명박 정부와의 동맹관계는 균열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전 진화에 주력하고 있고, 민주당은 보수의 몰락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여권에 대한 공격의 호재로 삼았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미국 대선 결과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는데 미국 정치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너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은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교훈으로 삼아 변화의 결과를 적극 수용해 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한미관계를 발전적으로 변하게 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정부가 (미국) 민주당의 대외·대북한·대통상 정책에 대해 한미공조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불협화음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데 오바마 당선인 측과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대북한 통상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도 분명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는 “미 대선결과에 따른 변화에 우리 당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며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TF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미국과는 정치·경제적 유대를 넘어 금융·통화유대까지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미국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 우리로서도 많은 준비와 확실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이 변화와 미래를 선택한 것으로 우리나라에도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바마가 승리할 경우 북한 핵문제, 북미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철저한 대비와 준비를 해야 하고, 다시 평소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송영길 최고위원도 “부시 미 행정부 8년 동안 이라크 전쟁 등으로 오히려 안보가 더 위태로워졌고 월스트리트가 무너지면서 경제 역시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우리 정부도 대북강경노선과 금융위기 등으로 유사한 길을 걸어왔는데, 지금이라도 변화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바마 후보의 당선은 “무능한 보수의 시대가 일단락 되고 진보로의 변화를 예고하는 결과”라며 “이명박 정부의 ‘친한 친구 부시 따라하기’는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