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20일 개성공단 직원의 북한 억류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과 관련해 “개성공단 폐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상황에서는 국민들 안전을 위해서 공단 내 우리 국민을 철수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기존 남북 사업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인질로 시행된다면 이것보다 큰 모순이나 자가당착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단직원 억류) 52일이 지났는데도 정부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공단 내 우리 국민들이 또 다른 변고를 당해도 우리 정부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최소한의 국제적 상식이 통해야 한다”며 “북한이 동포애를 생각하고 교류를 염원한다면 태도를 분명히 해 주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이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경색으로 치닫는다 해도 민간인을 볼모로 삼거나 위해를 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성공단 직원의 억류사태가 우려되고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북을 대변하려는 듯한 일부 사람들의 생각도 금도를 넘고 있는 것”이라며 “전쟁터도 최소한 인격적 대우를 받는 것이 국제법이고 상식인데 민간인을 특구 내에서 구금하고 접견조차 못하는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 것인지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18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게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일단 개성공단 폐쇄 선언을 하고 철수부터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한 바 있다. 개성공단은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이 물꼬를 튼 남북교류 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아들인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강경 입장은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몽준은 훌륭한 자기 아버지의 정신은 받지 않고, 재산만 유산으로 받았다. 정주영이 만든 금강산과 개성 아니냐? 재산적 유산만 받는 것은 효도를 안 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