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작년 8·15때 남북정상회담 협의”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작년 8월 ‘8.15 민족대축전’ 행사 때 북한 대표단과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했었다고 21일 밝혔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정 전 의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연합뉴스, 프랑스 ‘M6’ TV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대남정책 실무사령탑인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의 정상회담 협의사실을 공개했다.

정 전 의장은 “작년 6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을 때 2차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며 “이는 2000년 6.15 공동성명 때 적절한 시기에 서울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했던 합의내용을 수정해서 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성사된 합의내용은 적절한 시기를 ‘가능한 빠른 시일내’로 변경하고 정상회담 장소를 서울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선택하는 제3의 장소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임 부부장을 통해 알려준다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정 전 의장은 “작년 8월 민족대축전 협상 당시 남한은 6자회담과 병행해 정상회담을 추동하자고 제안했고 북측은 정세를 좀 더 지켜보자고 해서 회담이 연기됐다”며 “이후 6자회담이 9.19 공동성명으로 잘 타결돼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했지만, 갑자기 9.19 이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상회담이 표류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뒤늦게 협상사실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투명한 정상회담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라면서 “내년에 대선이 있어 정상회담이 불가하다는 말도 있지만 여야 뒷받침 속에 투명하게 추진하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면담할 당시 “집무실에서 면담할 줄 알았는데 김 위원장이 현관 20m쯤 앞에서 환대해줘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며 “면담 시간도 오찬까지 합치면 무려 5시간이나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나는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미국이 우리를 압살하려는 기도를 포기한다면 즉각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 들어가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도 받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거듭거듭 되풀이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부시 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북핵에 대한 의도적 무시의 결과로 부시 대통령 취임전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은 핵무기 1~2개 분량이었지만 이제는 6~8개 분량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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