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묵묵히’ 북핵행보 매진

방미 중인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이 ‘묵묵히’ 북핵 행보에 일로매진하고 있다.

당.청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국내 정국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해듣고는 있지만 이에 일절 대응하지 않은 채 북핵 해법을 도출해내는데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정 전의장은 “국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여당의 대선주자이자 당내 최대세력을 이끌고 있는 정 전의장이 국내 정치에 ‘무신경’할리는 없지만 6자회담 재개를 앞둔 현 시점에서는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밀알’의 역할을 해내는데 충실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정 전의장은 ‘몽골기병’식의 외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전의장은 26일 오후 뉴욕에서 여장을 풀자 마자 곧바로 반기문(潘基文)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 비공개 면담을 갖고 북핵 해법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27일 오전에는 미국 현실주의 외교의 대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 1시간 가량 면담을 갖고 ‘외교적 해결’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뤄냈고, 오후에는 9.11 테러 참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28일 워싱턴으로 이동한 정 전의장은 미국내 대북여론을 주도하는 의회 지도자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상대로 연쇄 접촉에 나서고 있다. 정 전의장은 이날 오후 미국 민주당 계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트로브 탤보트 소장과 톰 랜토스 차기 하원국제관계위원장을 잇따라 면담했다.

특히 정 전의장은 이날 오후 국제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에서 ‘김정일과 통일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서 현지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교수가 주선한 이날 강연은 의회 전문채널인 씨스팬(C-Spa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정 전의장은 29일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30일 오전 아널드 캔터 전 국무부 차관과 연쇄 면담을 갖는데 이어 샌프란시스코로 이동, 다음달 1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오찬회동을 갖는 것으로 방미일정을 마무리한다.

정 전의장의 북핵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중국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달 3일 귀국하는 정 전의장은 국내에 머물 틈이 없이 이튿날 중국으로 출국,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상무부부장,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연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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