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정일 면담…美 어떻게 보나

지난 17일 평양에서 진행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면담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일부 외신을 통해 알려진 바와 달리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미측의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라며 “곧 미측의 이런 공식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열렸던 남북차관급회담을 비롯해 이번 6.15 공동행사에서의 남측 당국 대표단 파견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어졌을 때 미측은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북핵 문제가 기본적으로 북미간 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공조를 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남북접촉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가 기로에 있는 현 시점에서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2인자 격인 정 장관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물론이고,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까지 만났다는 데 대해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졌고, 의외로 좋은 결과가 도출된 데 대한 미측의 평가에도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남북접촉 결과 발표 직후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별다른 평가없이 “북한은 전제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며 건설적인 방법으로 논의에 임해야 한다”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특히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는 김 위원장의 ‘7월 회담 복귀’ 발언에 대해 “북한식 수사에 불과하다(Just more North Korean rhetoric)”며 평가절하하며 “북한은 회담 테이블에 돌아와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발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하기도 해 우리측 반응과 전혀 다른 다소 의미를 축소하려는 듯한 미측 분위기가 감지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반 장관이 19일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로 방한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한 결과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반 장관은 “사소한 언쟁이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고 발언도 긍정적으로 해주는 게 중요하니 미국도 적극 서포트 해달라고 했더니 힐 차관보가 적극 동의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면서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회담결과가) 아주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고 까지 했다.

아직 회담 결과에 대한 미측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고, 상세한 설명을 위해 이날 이태식 외교차관이 미국에 급파됐지만, 아직 만나기도 전인데 반 장관이 “미국에 충분히 설명하면 당연히 긍정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힐 차관보 등 회담 참가국들에게 1차적인 회담결과 설명을 이미 한 상태이며 이에 대한 미측의 반응으로 미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이 ‘strong’(강한) ‘unique’(특별한) ‘strategic’(전략적인) ‘important’(중요한)라는 단어를 써가며 한미동맹을 강조한 마당에 이번 남북접촉 결과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깔린 듯 하다.

미국 이외에도 남북접촉 이후 반 장관이 참석한 만찬, 문화행사 등에서 주한외교단은 한 목소리로 회담 결과를 축하했다.

반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이렇게 축하받기는 처음”이라며 “국제사회도 흥분한 것 같더라”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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