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초 남북대화 중단’ 공통점과 차이점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 당국간 관계가 현재까지 4개월여 단절되면서 과거 정부 때의 대화단절 양상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도 5번 대화가 중단되고 거의 3년 동안 대화가 단절된 때도 있었다”며 “이 정부 초기에 3~4개월 이러는 것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대중 대통령도 남북대화를 위해 1년을 기다렸다”고 상기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북한이 빨리 대화하자고 하면 우리도 대화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안 나오면 우리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에서 보듯 현재 정부는 대남 비난 공세를 퍼붓고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가 남측 정권 초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인식 아래 ‘때’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국민의 정부 때에는 햇볕정책을 비난하면서 5회에 걸쳐 34개월 동안, 참여정부 때에는 대북송금 특검 등을 이유로 2회에 걸쳐 16개월 동안 남북대화를 중단했다. 참여정부 때는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핵실험도 대화 단절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대화 중단은 과거 정부 시절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고 대내외적 상황도 다르기때문에 ‘정권 초기 주기적 행사’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북한이 과거에는 새정부의 대북정책을 탐색하려는 차원에서, 또는 특정 사건에 대한 반응 차원에서 대화를 단절한 반면 이번에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당국의 입장과 충돌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차이로 꼽힌다.

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김대중 정부 출범때에는 김영삼 정권의 연장 선상 속에서 비난했던 것이고 노무현 정부 초기에도 나쁘지 않았으나 대북 송금 특검이 시작되면서 대화가 중단됐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는 (정권초기) 입장표명을 상당기간 보류하고 판단기간을 가진 뒤 대화를 단절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DJ정부 때는 탈냉전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모색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대화의 틀 자체가 없는 상태였다”며 “따라서 대화가 ‘단절’됐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앞서 이뤄져오던 대화가 끊긴 지금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남과 북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기에 과거와 현재 남북관계 단절의 `무게’가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때와 지금은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며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핵문제 해결, 북미.북일 관계 개선, 북중 동맹의 강화 속에서 남북관계만 막혀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인식을 배경으로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재의 남북관계 단절이 과거의 그것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연철 교수는 “지금까지 교착국면을 타개했던 전례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우리가 풀었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풀리지 않는다. 북핵과 북미관계 진전 등 좋은 환경을 명분으로 삼아서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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