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무르익는 힐 美차관보 방북

6자회담이 타결된 지 꼭 1주일이 지난 26일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평양 방문이 성사되느냐 여부가 단연 외교가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그의 방북설이 연일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당사자인 힐 차관보가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고, 남한 정부는 물론이고 북한 당국 마저도 그의 방북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힐 차관보의 의지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6월22일과 9월12일 두 차례에 걸쳐 방북 의사를 표명한 것 외에도 그는 수 차례나 더 우리 정부에게 방북 의사를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4일 일본의 사설 민간네트워크 ANN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몇 곳을 방문할 것이지만 어디로 갈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5차 6자회담 전 방북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이 처럼 힐 차관보의 방북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어 가고 있다. 구체성은 없지만 가능성이 차단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 외교부 당국자들의 조심스런 말 속에서도 묻어 나오고 있다.

한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그냥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뭔가가 나와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방북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집어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때 그 때 상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이 빠지면 내려가고 차면 올라가는 부표와 같은 것”이라고 비유를 들은뒤, “4차회담이 열리기 전에는 회담 개최 자체가 성과였고, 이후에는 실질적인 뭔가를 내는 게 성과였지 않았느냐”고 물어 ‘9.19 공동성명’ 발표 이후에는 또 다른 새로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시 말해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되려면 북미간 사전 접촉을 통해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뭔 지에 대한 확실한 교감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내가 알기로는 현재까지 북미 뉴욕접촉은 없었다”며 적어도 아직까지는 상황이 완전히 무르익지는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차기회담 날짜가 잡히면 앞서 각국을 왔다갔다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시기나 대상국을 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이 아무런 조건없이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여건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국의 최고위층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돌아 북미간에 조건만 맞으면 힐 차관보의 방북은 가능성 차원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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