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가는 미스터리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강행 발표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핵실험에 대한 각종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지난 9일 ’핵실험 성공’ 발표 이후 추가적인 행보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주변국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핵실험의 성공 여부, 지형변화와 방사능 검출, 안전 이상 유무, 소규모 핵실험 배경 등은 물론 ’정말 핵실험을 하긴 했나’라는 진실게임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핵실험 성공 여부 엇갈려 =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핵폭발 부산물의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한 채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 직후 “과학연구부문에서 지하핵실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한 미국 관리는 전문가들의 초기 평가결과, 실험이 “펑하고 터지기 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또 뉴욕 타임스도 “북한의 주장대로 실험이 실시됐다 하더라도 그게 실제 핵폭탄인지, 초보적인 장치(primitive device)인 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려놓고 핵폭발로 가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신중을 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핵전문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태우 박사는 핵실험 성공 여부는 총론과 각론으로 나눠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론적으로는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실험이 실패 했으면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북한당국도 핵실험 성공 발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각론적으로는 플루토늄이 얼마나 폭발했는지, 무기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는지 여부 등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험후 있어야 할 지형변화 “아직 없다” =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지형변화가 드러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10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의에서 ’핵실험 장소가 함몰되었느냐’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질문을 받고 “위성사진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통상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면 땅이 꺼지거나 큰 구덩이가 생기는 등 지형이 변화돼야 하는데 이런 모습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500km 상공에서 지상 12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미국의 KH-12 정찰위성 등으로 핵실험 장소를 촬영했으나 어떠한 지형변화도 관측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1Kt 이하의 소규모로 이뤄졌을 지라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감지되기 마련인데 500㎞ 상공에서 12㎝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국의 KH-12 정찰위성에도 아직까지 지형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방사능 물질 미검출, 지진파도 약해 = 핵실험의 경우 규모가 작더라도 제논, 크립톤 85 등 다양한 형태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특수 정찰기 WC-135나 RC-135, 일본의 T-4 연습기 등이 한반도 동해 상공에 떠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생성됐을 방사능 물질을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실험을 처음으로 감지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관련 지진파가 리히터 규모 3.53∼3.7이라고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통상적인 핵실험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파키스판, 인도, 중국 등의 핵실험에서는 보통 리히터 규모 4.5∼6을 기록했다.

0.1∼0.5kt의 소규모 핵실험이 이뤄지는 경우는 리히터 규모 4 이하의 지진파가 나올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고도의 핵무기 제조 기술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처음으로 핵실험을 했다는 북한이 이같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소규모 실험을 성공했을 리는 만무하고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점도 이해하기 힘들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방사성 물질 어떤 형태로든지 환경에 영향” = 북한은 “과학적 타산과 면밀한 계산에 의하여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지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태우 박사는 “지하핵실험은 방사성 물질이 땅속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대기권으로 솟아오르든지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북한 핵실험에 따른 남한지역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해 “최악의 경우라도 서울지역은 방사선량 허용치를 밑돌고 인체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며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낮게 분석했다.

더욱이 이번 핵실험 장소로 알려진 함경북도 김책시 상평리 일대에는 세천·삼로·송흥 온천 등 유명한 온천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핵실험시 방사능 오염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온천 등 수맥이 있는 곳을 실험 대상으로 선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선 핵실험여부 자체 논란 일어 = 북한 핵실험에 대해 각종 의구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핵실험을 실제로 하긴 했는 지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워싱턴 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통상적인 전례에 비춰 핵실험 치고는 너무 약한 점에 초점을 맞춰 의문을 제기한 데 이어 백악관도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을 추방한 지 2년 만에 핵실험을 했다는데 의구심을 나타내며 “오랫동안 선반에 놔뒀던 뭔가를 꺼내 먼지를 털어내고” 폭발에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노 대변인은 “흥미로운 점은, 핵실험이 있었다면 한번 자문해보라. 2-3년 전에 자물쇠가 열렸다. 2년 만에 그 모든 것을 실제로 해냈다고 믿을 수 있나. 아주 오래된 것을 선반에서 내린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 핵실험에 관한 결론을 내리는 데는 시간이 더 있어야 한다며 수일이 걸릴 수도 있고 “먼 가능성이지만 우리가 결코 알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해 최종 판단이 영영 어려울 수 있음까지 시사했다.

미 정보당국자들은 폭발장치의 핵(core) 가운데 일부만 폭발했을 가능성, 북한이 보통 핵실험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을 사용했을 경우,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이 소형이면서 진보된 핵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을 경우, 당초 실험 목적이 폭발력보다는 폭탄 설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을 가능성 등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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