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대변인 플라이셔 회고록 출간

(중앙일보 2005년 3월 3일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집권 전반기 2년6개월 동안 그의 ‘입’역할을 했던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이 1일 회고록을 냈다. 제목은’열기 속에서(Taking Heat)-대통령.언론.백악관의 나날들’. 자신이 지켜본 부시 대통령의 북한관과 집무 스타일, 언론에 대한 태도 등을 생생히 기록했다. 플라이셔는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1년 1월 22일부터 2003년 7월 14일까지 백악관 대변인을 지냈다. 다음은 요약.

◆부시 “북한만 ‘악의 축’ 남을 것”시사=부시는 2002년 12월 4일 “악의 축(Axis of evil:이라크.이란.북한) 중 3분의 2는 선(善)의 축(Axis of good)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유대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것이 이스라엘에 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해선 “개혁을 열망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만큼 평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부시는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이란만큼 밝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외교안보가 업무 1순위=부시는 오전 7시면 집무실에 도착한다. 따라서 비서실장은 오전 6시, 대변인은 5시 업무에 들어가야 한다. 부시의 첫 일과는 오전 8시 중앙정보국(CIA) 보고를 받는 것이다.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연방수사국(FBI)-국토안보부 순으로 브리핑을 받는다. 오전을 몽땅 외교안보에 할애하는 것이다. 그는 ‘small ball'(자잘한 사안)은 보고조차 받지 않는다. 51%대 49%로 찬반이 팽팽한 사안만 보고받고 결정을 내린다. 연설에도 큰 공을 들인다. 여러 날 전에 초안을 만들게 한 뒤 직접 검정 형광펜으로 꼼꼼히 교열을 본다.

◆TV보다 신문 챙겨=부시는 반드시 아침에 일정한 시간을 내 신문들의 제목을 읽고 관심 끄는 기사를 체크한다. TV뉴스나 토론프로는 가끔씩만 본다. TV 보도는 대개 주관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매주 2~3회 부시를 만나 3~4가지 질문을 할수 있다. 부시는 기자들이 요리조리 질문을 던져도 똑같은 문장만 반복하며 함정(?)을 피해가는 기술이 있다.

◆헬렌 토머스와의 악연=책은 백악관을 40년 넘게 출입한 UPI통신 출신 대기자 헬렌 토머스와 부시의 악연을 소개했다. “토머스는 전설적인 기자지만 부시와는 정치관이 워낙 달랐다. 나는 그녀가 ‘부시는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에게 전화해 사실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잘라말했다. 그녀는 80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백악관에 나타났다. 그때마다 나는 늘 조마조마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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