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戰後) 납북자 현주소와 문제점

납북어부 최욱일(67)씨가 31년만에 탈북, 입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후(戰後) 납북자 문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후 납북자란 남한 주민으로서 1953년 7월27일 체결된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 거주하게 된 자를 뜻한다.

통일부는 2006년 6월 현재 전후 납북자 3천790명 가운데 3천305명이 귀환하고 485명이 억류된 상태로 집계하고 있다. 억류 납북자는 어부가 43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가정보원은 미귀환 납북자를 489명, 이 중 탈북자의 진술 등을 통해 생사가 확인된 납북자는 103명으로 집계하고 있어 통일부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최씨가 귀환하면서 2000년 이후 중국을 통해 탈북한 뒤 입국한 납북자는 5명으로 늘었다.

최근 귀환한 납북자는 봉산22호 선원으로 서해에서 조업 중 1970년 납북됐다 2000년 귀환한 이재근씨를 비롯해 진정팔(2002년 귀환), 김병도(2003년 귀환), 고명섭(2005년 귀환)씨 등이 있다.

이들 5명 모두 납북자단체가 탈북을 기획한 뒤 중국으로 나오면 우리 정부 측에서 신병을 인도받는 형식으로 입국했다.

정부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인도적 사안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북한과 꾸준히 협상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와 관련, ’애당초 납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자진해서 북으로 넘어와 머물고 있다는 뜻에서 ’의거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2000년 이후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 더디지만 생사확인과 일부 가족상봉 등의 진전을 보였다.

북한은 2002년 9월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지난 전쟁시기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에 대한 생사.주소 확인 작업을 협의.해결한다’고 동의하면서 종전의 완강한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남북은 2005년 6월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적십자회담을 통해) 전쟁시기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생사확인 등의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하자’고 합의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제7차 적십자회담에서는 ’전쟁 이후 시기 행불자 문제에 대한 협의.해결’에 합의했다.

지난해 4월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남과 북이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합의를 공동보도문에 명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의 상봉도 ’특수 이산가족’이라는 범주에 포함돼 소규모로 이뤄졌다.

2000년 11월 제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1987년 납북된 동진27호 갑판장 강희근씨와 남측 어머니 김삼례씨가 만난 것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26가족 104명의 상봉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6월 금강산에서 진행된 제14차 상봉에서는 납북고교생 김영남씨가 남측의 가족을 만나 납북자문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되는 듯 했다.

그러나 ’납북문제를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 이행차원에서 해결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번번이 정치적인 돌발변수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이산가족 상봉중단 통보, 핵실험으로 인한 남북경색 후 납북자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북한이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내지 못하는 동안 납북자단체에 의한 기획 탈북의 위험성이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최씨의 귀환도 탈북 브로커에 의한 ’기획 송환’으로, 완전히 안전이 확보되기 전 개인 신상과 탈북 과정이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신병이 우리 정부에 인도되기 전 중국 공안에 적발되면 2004년 12월 북송된 한만택씨와 같은 사례가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회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최씨의 탈북 후 정부에 공문을 보냈는데 아무런 대답이나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언론에 알렸다”며 “납북자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정부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 측은 정부가 납북자 송환을 전담하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위험감수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납북피해자 생활지원과 가족에 대한 피해구제금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한 ’전후 납북피해자 지원법안’을 입법예고 하고 국회 공청회까지 마쳤으나 지난달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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