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을 그리 세게 수사할 수 있나?”

북한 내부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무현 대통령이 사망한 지 하루 만에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고, 다음날 김정일이 유가족에게 위로 조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통신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TV나 주민 강연을 통해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외부 소식을 접하기는 어렵다.

영원한 수령 김일성과 그 아들 김정일을 두 대에 걸쳐 지도자로 받들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생을 달리했다는 소식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겨있는 이 때 북한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 하루 전 배에 물건을 싣고 건너 와 다시 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밀수업자를 단둥에 인접한 동강(東江) 인근에서 27일 만났다.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자살했다는 말이 믿기는가?

한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인데도 그렇게 세게 수사를 하는가. 한국에서 대통령이면 우리 북조선에 장군님(김정일)만 한 사람인데 우리 북조선 같으면 누구도 감히 장군님에 대해 일언반구도 할 수 없다. 근데 한국에서는 아무리 검찰이 힘이 세다고 해도 어떻게 전 대통령까지 그렇게 심하게 수사를 하는지. 이상하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했다면 남부럽지도 않고 생활도 넉넉할 거 같은데 어째서 죽는가. 듣자니까 한국은 북한처럼 당이 하나가 아니고 두 개라던데 혹시 반대편 사람들이나 현재 대통령한테 협박당해서 죽은 것 아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23일 새벽에 유서를 쓰고 투신자살했다. 누가 전 대통령을 협박하지는 않았다.

그럼 죄가 없으면 해명하면 되는데 어째 자살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O선생(기자)은 나에게 남조선은 보안원 마음대로 누명을 씌우고 잡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럼 죄가 없다면 사실이 밝혀질 것 아닌가. 그냥 그대로 죽으면 정말로 뇌물을 먹은 것으로 돼서 가족이나 주변 입장도 좋지 않을 것 같다.

-북한에서는 고위 인사 중에 자살자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가.

조선에서는 자살하면 반역죄로 몰아 온 가족을 추방하거나 죄를 물어 같이 처리하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맘대로 죽지도 못한다. 그리고 유서 같은 것도 남기지 않는다.

작년에 식량사정이 긴장했을 때 백성들 중에 자살자가 나왔는데 그냥 “장군님 끝내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썼다. 그래야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없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자살하면 가족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연좌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가족들은 이번 자살 사건과 무관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지도자의 서거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다.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자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검찰이 아무리 세게 수사를 해도 살아야지 왜 죽는가. 우리 조선 사람들한테 비기면 그런 거 아무 것도 아닌데. 우리는 그런 것에 대비도 안 되게 힘든데도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뻗치고 유지한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으니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 컸던 것 같다.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죽었다는 게 정말 안 된 일이지만 그것 가지고 자살하면 되겠는가. 대통령 하면서 돈이나 좀 받은 게 그렇게 나쁜 일인가. 우리 북조선에서는 조그만 간부를 해도 권력을 이용해 온갖 구실을 다 붙이며 돈을 뜯어가지 못해서 안달인데.

-김정일 건강 소식은 어떤가?

정작 죽어야 할 사람(김정일을 빗대고 말함)은 안 죽고 인민이 지지해서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죽었으니 참 세상이 묘하다. 김정일도 건강이 안 좋다고 하는데 목숨은 질기다.

진짜 자살해야 될 사람은 배 뚜드리며 제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한국에 전 대통령은 뭘 그만한 일로 자살을 했는지 우리 조선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근데 그 뻔뻔한 ‘사람’은 원래 양심이란 게 쥐 오줌만큼도 없기 때문에 자살 절대 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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