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어떤 변화 가져오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전후로 한반도에는 종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2단계의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고 동북아 역내질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평화전략연구원(이사장 권헌성)은 17일 서울 양재동 스포타임 그랜드볼룸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쟁점과 과제’라는 대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 정경영 가톨릭대 안보학 교수, 박주현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 차두현 KIDA 연구위원 등은 전작권 전환의 과제와 쟁점, 전망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 조성렬 실장은 평화프로세스는 종전협정(1단계)과 평화협정(2단계)으로 구분돼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1단계는 북핵 2.13 합의의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완료된 후 북핵 불능화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 이 때 정전협정상의 군사정전위원회가 해체되고 이를 대체하는 남북한, 미국 3자로 구성되는 종전관리기구가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단계에서 유엔군사령부는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정전체제의 관리임무를 한국군에 위임하고 대구, 부산 또는 일본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 실장은 분석했다.

만약 한.미가 전작권을 전환키로 합의한 2012년 4월17일 이전에 종전협정이 체결될 경우 전작권의 향방과 관련, 그는 “한미연합사가 전작권 전환 합의시점까지 계속 전작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가 폐기된 상태에서는 2단계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는 북-미 대사급 수교와 함께 한반도 평화 기본협정 및 남북, 북-미, 한-중간 부속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군정위를 대신한 평화관리기구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맡게 되고 유엔사는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 실장은 관측했다.

조 실장은 “2012년 4월 이전에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한미연합사가 전작권을 행사하는데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동북아 역내질서에 영향 = 정경영 교수는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가 동북아 역내 질서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이런 변화를 역내 각국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개입과 간섭의 폭을 완화하겠지만 지나친 대미 의존적 안보의식을 극복하도록 주문할 것이라고 정 교수는 내다봤다.

또 중국은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안보협력의 중요한 행위자로 인식, 안보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중 양국이 최근 군사 핫-라인 설치와 해상 공동수색훈련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는 것.

일본은 자국 안보에 대한 우려로 인식해 군사력 증강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입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 교수는 “러시아는 전작권 변화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추이를 관망하면서 남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작권 전환 관건은 국방예산 = 박주현 KIDA 책임연구원은 안정적인 국방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북한 위협에 대한 대비는 물론 전작권 환수 준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국방개혁 1단계인 2006~2010년의 국방비 확보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개혁안은 1단계 기간 중 평균 9.9% 증가를 가정해 13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06~2010년 국가 중기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평균 9% 증가에 그쳐 135조원으로 약 4조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올해 국방예산이 국가재정계획상의 24조 7천억 원보다 2천억원이 부족한 24조5천억원으로 축소된 것만 보더라도 2006~2010년 기간 총 소요 예산은 134조원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주장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전작권 환수와 국방개혁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필요하다”며 “여론 수렴을 거쳐 국채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