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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소속 초선의원들이 14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를 논의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가 있다.
영남권 초선의원 모임인 ‘낙동회’ 소속 곽성문, 권경석, 김정훈, 김태환, 김영덕, 주성영, 최구식 의원 등 10여명은 13일 오후 9시부터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15일 새벽까지 국회 본회의장 앞 로비에서 시한부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을 주도한 최구식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뜻이 무시된 전작권 조기 단독행사 문제를 미국 대통령과 합의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시한부 농성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농성에 앞서 의원들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결의문을 통해 “전작권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특정 정권이 시간에 쫓기듯 처리할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환수 문제를 논의하지 말아야 한다”며 “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전작권 단독행사로 결론을 내릴 경우 이후 사태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역사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법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농성장을 찾아 격려한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중이어서 당 차원의 장외집회가 어렵지만 애국심을 가진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농성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일”이라고 격려했다.
강 대표는 “지금 전직 교수, 국방장관, 경찰청장 등 범보수 단체들이 의병을 일으켰다”면서 “나라가 어지러울 때 의병이 나라를 지킨 것처럼 뜻있는 당내 의원들이 의병처럼 나서서 전작권 중단을 위해 나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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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등은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파이팅” “수고합니다”라며 격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당 “국익에 도움 안돼”
한편, 열린우리당은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농성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대책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국회 농성으로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오늘의 모습이 역사에 부끄럽게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전작권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동북아 안보체제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감상적으로 처리해서 국민들을 분열시키기 보다 진지한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게 정치권과 지도층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작권 관련한 논의 자체를 중단하자는 결의안을 내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성 의원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도 야당은 국익 차원에서 초당적 협력을 위해 정상회담 기간 동안에는 여당과 협력한 전통이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있는 날 초선의원이 국회에서 농성하는 일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