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이 북한에 외부정보 유입시켜”

휴대전화와 VCR 등 전자제품이 근 60년간 김일성ㆍ김정일 부자가 이념과 정보를 철권으로 통제하며 권력을 유지한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를 침투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5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가을부터 중국 접경지대에 휴대전화 기지국이 들어서면서 일부 북한 국경마을에서는 선불제 중국산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국 등의 친지들과 통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2년전 중국 북부지방에 DVD가 인기를 끌었을 때 장사꾼들은 폐물이 된 VCR를 수거해 북한에 판매, 요즘 한국의 연속극들이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현지 방문자들이나 탈북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추세는 평양의 국영 TV들이 한국인의 머리모양이나 옷차림, 비속어 등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1985년 북한 김일성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고 지금은 한국 국민대에서 북한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는 “1960년대 구소련에서 청바지를 입고 로큰롤을 들으면 멋진 것이었다”며 “요즘 북한 사람들에게는 연속극에 나오는 한국 사람처럼 차려입거나 행동하는 것이 멋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북한 언론 모니터링 기관인 라디오 프레스의 스즈키 노리유키는 엘리트 층에서는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없다”며 “김정일의 더 큰 우려는 일반인 사이에 일고 있는 불신과 불만족일 것”이라며 북한 유력지들이 사설을 통해 최근 국외여행을 통해 유입되는 자본주의적 요소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북한군 장교 출신으로 지금 한국의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북한에서 중국산 휴대전화를 들고 0082만 누르면 한국말을 하는 중국인 교환원이 나오고 그런 후에는 한국으로 수신자 부담전화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들은 최신 기술에 대해 점점 익숙해져 요즘은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 인권회의에 참석한 탈북자들의 말을 근거로 한국에 있는 탈북자의 약 3분의 1이 미리 정한 시간에 중국산 휴대전화 소지자들을 통해 북한의 가족과 통화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후 북한에서 수신되는 한국어 라디오 방송을 늘린 것도 외부 정보의 북한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의 북한인권단체들은 북한이 이를 막으려고 휴대전화 통화를 추적할 수 있는 일본제 장비를 도입해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수입 비디오 시청을 막으려고 저녁마다 동네를 순찰하고 전기를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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