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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이명박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 후보를 돕는 길만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 확신하고 모든 힘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004년 총선 당시 비례대표로 당선, 박근혜 대표 당시 대변인을 역임하면서 ‘박근혜의 입’으로 평가됐다. 이후 여성의원 최초로 최고위원 경선에서 깜짝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 대변인 역임 당시 ‘독설가’ ‘범여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전 의원이 전격 합류함으로써 ‘검증’공세에 ‘무대응’과 ‘정면돌파’를 동시에 구사하면서 힘이 달리는 듯한 이 캠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엄청난 고통속에서 우리 국민을 구할 이가 누구인가를 내내 고민했고 결론은 이 전 시장이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국민이 받들고 섬길 대통령이 아니라 나라 일을 당차게 해낼 경험 많은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간다면 편할 수도 있었지만, 5년 뒤 과연 국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를 생각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땀흘린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지지배경을 설명했다.
전 의원은 “청계천은 더 이상 ‘전설’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 전 시장은 꿈을 현실로 만든 최초의 정치인”이었다면서 “21세기 시대정신은 이명박이란 확신이 있기에 저는 어떤 지뢰밭, 폭풍우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전여옥의 ‘변신’에 그다지 놀라지 않고 있다. 전 의원은 2002년 대선을 4개월 앞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노무현 지지 발언을 했다. 그는 탄핵 사태 때 노무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대통령”으로 비하했다가 한나라당에 전격 스카우트 됐다.
전 의원은 당시 “나는 원래 햇볕정책 지지자다. 한반도 전쟁 위험이 사라진 것은 다 햇볕정책 덕택”이라고 발언했다가,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5억달러를 개인계좌에 넣어준 뒤 김정일이 껴안아주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치매든 노인처럼 얼어 있다 합의한 것이 6·15선언 아니냐”고 했다.
한편 박 후보 캠프는 전 의원의 이 후보 지지선언과 관련,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이다. 김재원 대변인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선택을 존중한다”며 “강 줄기가 다르더라도 훗날 큰 줄기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신감과 실망감도 감추지 못했다. 캠프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최소한 우리 쪽을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중립을 지킬 줄 알았다”며 어이없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