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통권 ‘조건부 환수’로 가닥잡히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목표연도가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조건부 환수’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미가 다음달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전시 작통권 환수 목표연도(X연도)를 정할 때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자동 순연하는 장치를 둬야 한다는 게 조건부 환수론의 요지다.

조건부 환수론은 정부 일각에서도 적극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협상카드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인사들과 일부 전직 국방장관들은 정부가 X연도로 설정하고 있는 2012년에 작통권을 환수하더라도 ‘안보 변수’가 있으면 그 이후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정부는 2012년 이후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X연도를 `2012년 이전’으로 결정하면 = 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2012년 이전으로 X연도가 결정될 경우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X연도를 순연할 수 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SCM에서 환수 목표연도가 결정되더라도 X연도 2년 전부터 한미가 공동으로 훈련 및 안보상황을 평가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가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양측 합의하에 X연도를 순연토록 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방안을 미측에 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측이 설정하고 있는 2009년을 X연도로 정할 경우 그 해 2년 전부터 안보상황을 평가해 X연도에 안보 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2010년으로 자연스럽게 X연도를 순연한다는 것이다.

안보 상황을 평가하는 데는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동북아 안보정세 등이 주로 고려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희망21’ 소속 의원 20명은 18일 성명에서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시기는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 등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연계하여 그 시기를 신축적으로 변경 적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X연도가 순연되더라도 2012년 이후로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2012년을 마지노 선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2012년이면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며 “X연도가 순연한다고 해도 2012년 이후로는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5년간 전력증강을 목표로한 ‘2007~2011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주요 핵심전력투자비 약 15조원을 투입하면 작통권 단독행사에 필요한 전력기반을 어느 정도 구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희망21 소속 일부 의원들은 2012년을 X연도로 정하더라도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X연도를 순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X연도 2012년께로 결정 = 환수 목표연도가 우리 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2012년께로 결정되면 정부의 선택 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2012년 이후로는 X연도를 순연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향후 5년간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에 필수적인 전력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한반도 안보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위협 요소에도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및 대응능력을 구비해야 하는 부담도 지게 된다는 것.

그렇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최대 2012년께로 X연도를 정하는데 미측의 협조를 기대하는 눈치다.

2012년 이전에 X연도를 결정하더라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순연할 수 있는 마지노 선이 2012년까지기 때문에 차라리 우리 정부 입장대로 2012년으로 정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X연도를 2012년 이전으로 결정한다면 막연한 안보 불안심리로 X연도 재합의를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미측도 이미 신축적 의견을 제시한 만큼 우리 정부 입장을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조성태 의원은 “작통권 환수 로드맵을 결정하는데 있어 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계구축,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2012년까지 이들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2015년으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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