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권 환수’ 한미 협의 배경

정부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협의를 하자고 미국측에 공식 제의한 사실이 12일 밝혀짐에 따라 작전권 이양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9월 28∼30일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한국 수석대표인 안광찬 국방부 정책홍보실장은 미국 수석대표인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에게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따라 1950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우리 군의 작전지휘권을 이양한 지 55년만에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됐다.

평시 작전권은 1994년 12월 1일자로 되돌려 받았다.

이같은 우리측의 제의에 대해 미측은 ’즉답’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미측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연계성이 있는 미래동맹의 비전, 지휘관계 등의 연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했다.

정부가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미측에 제의한 배경은 별도의 포럼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협의를 하자는 6자회담의 합의사항이 주요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6자회담 때 별도의 포럼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하기로 함에 따라 제의된 것”이라고 전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2003년 7월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3차회의에서 합의한 양국의 새로운 ’연합지휘관계’ 논의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구체적인 해결 수순을 밟아 나가고, 그와 병행해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정전협정의 실질적 당사국들이 모여 정전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새로운 연합지휘관계 차원에서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취지에서 제의를 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지휘권은 법적으로 6.25전쟁 때 결성된 유엔군사령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전협정이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유엔사가 존재할 명분이 없어지고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의 지위도 흔들리게 된다.

한마디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기존의 한미군사관계와 대북 군사대비태세 전반에 총체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이 차분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양국의 공식 군사채널을 통해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가 제기된 만큼 당장 이달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SCM 회의 의제를 사전에 조율하는 기능도 있는 SPI회의에서 제기된 만큼 양측이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시작전통제권 문제가 SCM 의제에 포함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추측하건대 언급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미측이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논의하자는 한국측 제의에 당장 즉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가 6자회담에서 제기된 이상 마냥 입장 표명을 유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미측은 6자회담 및 북한의 핵포기 진전 과정과 이를 연계해 풀어가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이상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조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속도를 낸다면 미국 조야 뿐 아니라 한국의 야당 및 보수단체들의 거센 발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연합사령관이 행사할 경우 유사시 한국군이 주한미군 자산을 광범위하고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며 “앞으로 연구를 충분히 해서 미측과 협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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