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행사, 담배따기 인력지원 옥수수 납부에 주민들 ‘바쁘다 바빠’ 

북한 전승절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7월 27일)을 하루 앞둔 2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노동신문

한반도 북단에 위치한 함경북도 온성군과 새별군 주민들이 지난달 전승절(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 행사 준비에 이어 담배 따기에 동원된 농촌 지원 인력의 식량 보급을 위한 옥수수 납부 독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6일 알려왔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에 맞춰 올해 66주년 전승절 기념행사를 전국적으로 개최했다. 지방에서도 군민연환모임을 조직하고 축제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주민들에게 행사 준비에 필요한 옥수수를 납부하라고 지시해 영세한 주민들이 상납 부담에 애를 태웠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북도 온성군, 새별군에서 전승절 당일 군민연환모임을 조직하기 위해 강냉이(옥수수)를 걷어가더니 8월엔 담배 따기 지원 인력을 위해 강냉이 독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전투 승리나 미사일 개발 성공 같은 스스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는 성과를 이룩하면 민간 부문에서 인민군대 격려하기 위해 꽃다발 증정과 축하 공연, 결의대회 등의 형식으로 군민연환모임을 조직한다.

온성군과 새별군 농장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전승절 축하모임 일환으로 인민군대를 격려하기 위해 관리위원회 선전실에서 군민연환모임 행사를 진행했다.

소식통은 “이번 행사는 군당 차원에서 6월부터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강냉이를 걷어 마련한 비용은 선전실 꾸미기와 참석한 군인과 군당, 농장 간부들의 음식준비에 사용됐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올해 시장 경기 위축 등 어려운 경제 환경에도 삼지연꾸리기 같은 대규모 건설 지원 및 최고인민회의와 지방회의 대의원 선거 준비 등 굵직한 국가행사에 필요한 자금을 납부해왔다. 이 외에도 지역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건설 지원 및 행사에 돈을 내야 한다.

최근에는 7월부터 진행 중인 담배 따기에 동원된 지원자들의 식량을 해결하기 위해 농장 세대들에서 옥수수 8kg을 내라는 지시가 추가적으로 나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장세대는 강냉이 10키로(kg)를 마련하기 위해 집터 밭에서 나는 감자, 오이, 가지 같은 부식물을 집에서 먹지 못하고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이마저도 마련하지 못한 주민세대는 비판을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농장관리위원회는 옥수수 납부를 하지 않은 세대들에게 가을걷이(추수)가 끝난 후 10kg을 납부하라고 지시하면서 ‘행사 비용과 지원식량 마련을 위해 농장도 개인들에게 돈을 빌렸기 때문에 납부 의무를 면제해줄 수 없다’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옥수수 납부 지시에 주민들은 농장 간부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올해는 작년보다 살기 바쁜 형편인데 부담은 더 늘었다”며 불만을 표시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