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철책 ‘경계 허술’..대규모 문책

최전방 철책 경계근무가 허술한 것으로 29일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의 최전방 철책 근무자들이 철책이 절단된 당일 4~6회가량 순찰했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 철책 경계망 ‘허술’ = 합동참모본부는 민간인 강동림(30.예비역병장) 씨가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했지만 사전 또는 사후에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주간 철책 순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29일 밝혔다.

합참은 “(강 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7일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순찰조가 절단지점을 4~6회 순찰했을 것”이라며 “특히 주간초소 2개에서 근무를 교대할 때는 각각 초소 근무자가 다른 초소까지 상호 이동해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교대해야 하는 데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씨가 월북한 시점으로 추정되는 지난 27일 오전 중에도 절단지점을 4~6회가량 순찰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철책에 30cmⅹ40cm 크기로 난 구멍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철책 절단지점은 일명 ‘올가미 계곡’으로 불릴 정도로 험준한 지형이었기 때문에 그간 남침 침투로 중 한 곳으로 지목돼 철통경계가 요구됐던 곳이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급경사에 철책이 설치된 곳은 순찰조의 접근과 경계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주간에 운용하는 2개 초소의 거리가 절단지점을 사이에 두고 1천900m나 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철책이 절단된 지점은 좌측 초소에서 700m, 우측 초소에서 1천200m로 양측 초소 근무자 4명(1개 초소 2명 근무)이 아무리 낮이라도 침투자를 식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주간에는 근무초소가 원거리에 있어 순찰 때를 제외하고는 관측이 제한되는 계곡 지역”이라며 “그러나 야간에는 경계등이 철책 절단지점을 직접 비추고 있어 절단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간 초소는 적 예상 침투로를 통제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선정해 철책선 전방위주로 관측하다 보니 후방에서 접근하는 통로는 일부 사각지역이 발생한다”고 문제점을 시인했다.

이에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초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주간 초소에는 슈미트(광학감시장비) 1대와 야간열상감시장비(TOD) 1대가 각각 설치되어 있지만 비무장지대(DMZ)가 대부분 갈대와 잡목이 무성해 감시 사각지역이 일부 발생한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 해당 사단 지휘관 대거 문책 = 합참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00사단의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이 부대 이모 사단장(소장)은 동기생 중 선두주자로 비교적 유능한 지휘관으로 꼽혔으나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으로 낙인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합참 관계자는 “최근 북한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한 임진강 사고와 북한 어선 귀순 등의 상황으로 실추된 신뢰 회복을 위해 전 장병이 절치부심 노력하고 있던 때에 철책 절단사고가 발생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계태세 과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현장근무 책임을 진 순찰조(간부 포함)와 근무병 등도 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강 씨 월북을 전후로 순찰했거나 근무한 병사와 간부들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1996년과 2004년, 2005년에 이어 또 발생한 철책절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 군 차원의 육.해.공 경계태세를 정밀진단해 경계근무제도와 병력, 장비 운용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달 초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개최해 군의 기강을 다잡는 한편 중순께는 GOP(일반전초)와 해.강안대대의 경계시스템 개선방안을 토의하기로 했다.

장광일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와 함께 이날 국회에서 “지난 7월부터 5사단에서 경계작전에 활용중인 과학화 시스템을 2020년까지 전체 GOP지역에 설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