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남북경협 시대

2006년 남북관계의 화두를 꼽으라면 ‘평화체제’와 ‘산업협력’을 들 수 있다. 이는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남북관계의 키워드인 ‘평화’와 ‘번영’을 구체화하기 위한 해법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국내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군사당국자회담에 쏠릴 수밖에 없다.

평화체제의 출발점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가 되고 공동 번영을 향한 경협의 빠른 발걸음을 위해서도 군 당국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05년 남북관계가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든 합의의 기반 위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룩했지만 군사당국자회담 개최가 미뤄지면서 군사분야는 물론 경협의 진전에서 벽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다.

열차 시험운행과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등 경협 합의사항이 군 당국의 군사적 보장조치가 없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은 지난 13∼16일 열린 제17차 장관급회담에서 “군사당국자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개최한다”고 합의했고 우리측은 그 시기를 ‘연초’로 해석했다.

이에 대한 관심은 개최 여부와, 열린다면 어떤 얘기가 오갈 지에 맞춰져 있다.

이미 지난 6월과 9월 15차와 16차 장관급회담에서도 개최에 합의 내지 공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측이 적극 호응해 나온다면 작년 6월과 2000년 9월 이후 각각 열리지 못하고 있는 제3차 장성급군사회담이나 제2차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8월 군사분계선에서 선전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서해상 군사 핫라인을 개설하면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초보적 단계에 진입한 성과를 바탕으로 군비통제나 군축을 향한 데탕트의 흐름에 불을 댕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6자회담 공동성명 4항이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명시한 대로 평화체제 논의가 시작될 것에 대비해 남북 양자채널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아울러 군사당국자회담이 열리면 경협의 진전을 막고 있는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차.차량운행에 대한 군사보장합의서체결은 물론 서해상 공동어로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협에서는 2005년에 쏟아낸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005년 합의사항에는 농업.수산업.경공업.광공업 협력 등이 담겨 있다.

이는 1단계로 1990년대 교류협력법 시행으로 남북교역과 소규모 협력의 길을 열고 2단계로 2000년을 전후해서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철도도로연결 등 3대 경협이 주축을 이뤘다면 이제는 3단계로 산업협력의 시대를 연다는 성격을 가진다.

결국 2006년은 전방위 경협을 구체화하는 첫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움직임은 산업협력이 본궤도에 올라가면 그 후에 통신, 에너지, 물류 등 3대 사회간접자본(SOC) 협력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정부의 단계적인 포괄적.구체적 경협 구상에 따른 것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1단계 본 공단 1차 입주기업들이 가동에 들어가는 동시에 2단계 본 공단 개발에도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그러나 군사당국자회담은 물론 경협도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북미 간에 금융제재 문제를 놓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북측이 17차 장관급회담에서 2006년도 과제로 제시한 정치.군사.경제 등 ‘3대 장벽’의 제거 주장이 계속될 경우 남북관계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들 장벽 중에는 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기측 인원에 대한 참관지(방문지) 제한 중단, 비방 중단,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사표시에 대한 제동 및 박해 금지, ‘구시대적’ 법률 및 제도적 장치의 철폐 등 수용하기가 어렵거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다.

이를 놓고 6자회담이 풀리지 않는다면 열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과, 정반대로 오히려 상황이 어려울수록 정상회담이 기폭제가 돼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좋은 계절’인 2006년 봄에 방북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6자회담에도 새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2월로 예정된 제7차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서신교환과 국군포로.납북자 생사확인 문제 등에 대한 진전을 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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