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토론 “정상회담, 北 개혁개방 의지 촉구했어야”

▲ 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주최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07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대북정책 추진방향’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데일리NK

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가 주최한 ‘2007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대북정책 추진방향’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서해평화특별지대’와 남북경협, 김정일의 개혁개방 거부 반응, 3자~4자회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시장과 정부의 역할 미분리 ▲선택과 집중이 아닌 가시적 성과 치중 ▲북한 당국의 개혁개방에 대한 자구노력 미흡 등의 한계를 지적했다.

조 교수는 해주 경제특구와 관련, “개성공단도 잘 되지 않고 있는데 해주까지 하겠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 결여된 합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의 개혁개방 의지와 자구노력을 적극 지적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주 직항을 허용하되, 민간선박에 한정한 것은 북측이 통행선박의 종류를 남측에 통제받는 것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안보위험만 가중된다는 인식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는 해상경계선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경제적 호혜구조를 만들어 이 지역의 평화정착 문제를 접근한 것”이라며 “해상경계선 문제는 군사적 신뢰구축이 진전되면 해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을 3자, 4자로 미룬 것 높이 평가”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종전선언 3자, 4자 회담에는 미국과 중국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앞으로 일어날 모든 평화체제와 논의와 관련해 남북한이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이 결합하는 4자가 되어야 하고, 그 과정은 북핵 폐기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백 연구위원은 “남북한이 평화체제 논의의 당사자로 기정사실화했다”며 “북측이 오히려 미국과 중국을 남한에 이어 제3자, 제4자적 위치로 미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의 개혁개방 거부반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도 엇갈렸다.

유 교수는 “7년만에 개최되는 정상회담인 만큼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히 전달하고 향후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북한이 개혁개방을 거론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쓰면 안될 것 같다’고 한 발언은 아쉽다”며 “북한을 2등 국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하나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북이 개혁개방으로 가도록 촉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일은 핵포기를 생각하고 이미 그 과정에 진입했고, 인민경제 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개혁개방 거부반응’은 스스로 (개혁개방을)공부하려는 심정이고, (그것을) 알고 있으니까 ‘제발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기발한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