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北 경수로 자체 건설 불가능”

북한이 14일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맞서 ‘자체의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언급함에 따라 북한이 경수로 발전소 건설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경수로형 원자로 건설 능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이른 시일 내에 그런 능력을 획득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박군철 교수는 “북한의 원자로 설계 및 건설 능력에 대해 국제적으로 알려진 게 거의 없다”며 “다만 북한이 가진 원자로가 영변의 5㎿급 흑연감속로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접 경수로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북한이 ‘경수로 자체 건설’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전기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수로 건설을 내세워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하거나 이를 대외 협상용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동이 중단된 영변 원자로는 우라늄-235(U-235)가 0.7% 정도 들어 있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사용 후 핵연료에서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흑연감속로다.

경수로는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은 흑연감속로보다 어렵지만 연료로 우라늄-235가 2~3% 들어 있는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생산을 이유로 우라늄 농축기술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천연우라늄이나 농도 2~3%의 저농축우라늄은 핵무기에 사용할 수 없지만 우라늄 농도를 2~3%로 높이는 기술을 확보하면 우라늄 농도 90% 이상의 무기급 고농축우라늄도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라늄 농축 기술은 국제적으로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을 추진해온 이란이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는 것도 바로 우라늄 농축 기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현 기술 수준이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경수로 자체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핵시설 원상복구’와 ‘경수로 자체 건설’ 카드를 통해 플루토늄 생산 재개와 우라늄 농축 기술 확보 의지를 밝힘으로써 대외 협상력을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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