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후계’,`안보’ 해석 엇갈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6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북 전문가들은 `후계 논의’, `안보적 지원 요청’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또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시점과 겹친 것과 관련, 북한 측이 필요한 선전 효과를 이미 충분히 얻었고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난다고 해도 당장 북미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우선 9월 초순 예정된 당 대표자회 전에 아들 김정은을 보여주기 위해 데려간 것 같다. 두번째로, 북한이 최근의 수해를 포함해 경제상황이 매우 안 좋은데 특단의 중국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성 때문일 수도 있다. 중국에서 조금씩 지원을 해주니까 김 위원장이 직접 방문한 것이다.


세번째로는, 한ㆍ미ㆍ일 동맹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압박이 위험 수위에 이를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정치적 지지와 군사적 지원 등을 확보하기 위해 갔다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에 무게 중심을 두고 보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서 북한은 `와서 (억류 미국인을) 데려갔다’는 선전 효과 외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왔다간 뒤 북미 관계가 현실적으로 더 안좋아졌고, 클린턴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 간의 영향력 차이도 있다.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나 북미 관계 개선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후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중한 것으로 본다. 중국은 후계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계해 보고 있는 반면 북한은 두 문제를 분리해 보고 있는데 당대표자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 같다. 중국과 의견 차이를 해소하지 않고는 당 대표자회를 열 수는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중국 설득을) 그만큼 시급한 문제로 여긴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에게는 김 위원장이 직ㆍ간접적으로 양해를 구했을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한이 기대하던) 일종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봤을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최근 수해가 내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당 대표자회를 9월 초순에 열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수해로 민심이 불안정해서는 당 대표자회의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다. 식량 등 수해 지원으로 현재 상황을 시급히 안정시킬 필요가 있고 중국은 북한이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시점이 미묘한데,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난다 해도 현재 북미 관계의 개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억류된 곰즈씨를 데리고 가는 것만으로도 미국과의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다른 특별한 성과는 기대하지 않은 것 같다. 사전에 치밀하게 방중 일정을 계획했다기보다 북한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중국 지도부의 일정에 맞춰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연합